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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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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라는 말(박범신 작가) "가슴이 마구 무너진다. 당신, 이라는 낱말이 왜 이리 슬플까. 함께 견디어 온 삶의 물집들이 세월과 함께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눈물겨운 낱말이다. 그늘과 양지, 한숨과 정염, 미움과 감미가 더께로 얹혀 곰삭으면 그렇다. 그것이 당신일 것이다." 나의 최근작 <당신-꽃잎보다 붉던>..
트라우마를 날려버린 독서토론(옮겨적는 글) "교사만큼 편한 직업이 어디 있냐?" 회사에 다니는 친구는 나를 만나면, 종종 자신의 삶을 하소연하며 내게 이런 말을 던진다. 그래, 저도 사는 게 팍팍하다는 이야기일 텐테 이럴 때는 너무 매몰차게 몰아치면 안 되겠지. 그래서 그냥 넉살좋게 웃어넘기며 한 마디를 건넨다. "네가 한 번 ..
나이가 든다는 것(광양신문에서 펌) 임금의 옛말은 이사금이다. 신라의 유리왕과 탈해왕이 서로 왕위를 사양하다가 떡을 깨물어 잇자욱에 따라 이가 많은 사람이 왕이 되었다는 설화가 전한다. 이가 많은 사람. 즉 연장자는 성스럽고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옛사람들의 생각의 한 단면을 말해주는 설화다. 예전엔 나이가 든다..
박지원, 열하로 배낭여행 가다(펌) <박지원, 열하로 배낭여행 가다> 나는 한 달에 한 번 답사를 겸한 여행 길에서 시인, 문인, 화가, 옛사람도 만나고 그들이 살다 간 삶의 터에서 나의 미래 삶을 발견하기도 한다. 통영의 앞바다에서 충무공의 애국심을 만나고, 시인 유치환! , 백석, 이중섭의 사랑을 만나고, 충북 괴산..
믿음이 해 낸 것(펌) 아직도 잊을 수 없는 분이 있다. 성지중고등학교 김한태 교장선생님이다. 김한태 교장선생님에겐 많은 일화가 있지만, 그 중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 그 학교에 전과 13범 조폭 두목 학생이 입학했는데 여름엔 반바지에 러닝셔츠 차림으로 날마다 소주 한 병을 꿰차고 왔다고 한다. 게다..
딱따구리를 품은 늙은 밤나무 한 동안 행복감을 안겨준 딱따구리 가족 우리 학교 관사 입구에는 늙은 벚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내가 부임하기 전, 태풍에 몸통과 가지가 부러져 몇 군데 톱질을 당했으며, 껍질은 벗겨지고 벌레구멍이 숭숭 나있어 보는 볼품없는 모습입니다. 그래도 봄이 되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
할머니, 어디 가요? 앵두 따러 간다! 할머니, 어디 가요? 앵두 따러 간다! 조혜란 그리고 씀, 발제 최경련 감꽃 피고, 석류꽃 피기 시작하고 밤꽃 피면 내 마음에선 이미 여름의 시작이다. 지금이 딱 그렇다. 울을 경계로 길 가에 가지를 뻗던 큰 감나무꽃이 피면 감나무 없던 집의 아이들은 누구랄 것 없이 감나무 아래로 몰려..
풀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모자 어려운 때다 "잡초처럼 강하게 살자."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밟히고 뽑히고 베이면서도 다시 일어나 자라는 잡초! 우리는 그런 잡초를 보고 '강하다'고 느낀다. 그것이 사실일까? 뜻밖에도 본래 잡초는 결코 억센 식물이 아니다. 억세기는커녕 오히려 연약한 식물이라 불러 마땅하다. 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