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632) 썸네일형 리스트형 광양읍 유당공원 천연기념물 이팝나무 유당공원에 갔다. 내 어린 날의 추억이 어린 곳. 천연기념물 235호로 지정된 유당공원 이팝나무. 어릴 때는 그 가치도 몰랐다. 2000년대 초 모교에서 근무할 때 비로소 이 나무의 가치를 알게 되었다. 내 아이디도 이 나무에서 따 온 것이다. 해마다 이팝나무 피면 이 나무가 보고싶어진다. 사진은 열흘 전인 5월 1일에 찍었다. 1일과 6일에 오일장이 서기에 장 구경도 할 겸 나선 것이다. 지금쯤은 다 졌을 게다. 이제는 노거수가 되어 예전보다 가지도 많이 부러졌고, 그 모습에서 푸르던 날을 찾기 힘들지만 그래도 세월이 주는 기품이 나무에서 느껴진다. 우아하다. 옛날 사람들은 저 나무에 꽃이 풍성하게 열리면 그 해에 풍년이 들 것이라고 예단했다지. 절정의 이팝나무를 본 올해 내게도 풍성한 수확의 해가 되.. 신안 천사섬 분재공원 11시 30분에 목포 용당골에서 민어회로 점심을 먹고는 30분을 달려 신안 천사섬 분재공원으로 왔다. 며칠 전 아이들 체험학습 인솔차 왔더니 정말 좋았다고 회원 중 한 명이 추천해서다. 물론 나는 처음이다. 처음 계획에도 들어있지 않은 곳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대만족이었다.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경이 천연 정원 역할을 하는 데다 5월의 뜰은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초록 물이 뚝뚝 들어 그 자체가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여기에 전국 최초의 분재 공원은 일반인이 보아도 명품이 분명한 분재가 많았다. 공원 여기저기를 천천히 둘러봤다. 소나조각원을 둘러 보았다. 따뜻하고 정다운 느낌의 조각이 많아서 보기에 편했다. 팔 다리가 길고 가슴이 빵빵의 서양 미인이 아니라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인체 비율이라서 더.. 목포 고하도 둘레길 지난 주말 목포에서 목포대학교 평생교육원 일상의 글쓰기(수필 창작) 반의 모임이 있었다. 나는 4학기째 이 수업 수강중이지만 문우들과 얼굴을 보고 만난 것은 처음이다. 수강생 22명 중 10명의 학생과 서울에서 오신 지도 교수님이 참가했다. 코로나가 있기 전에는 야간에 대면수업으로 이루어지기에 목포 인근의 사람들이 주로 수강했는데 코로나와 교수님 정년으로 목포가 아닌 지역에 사는 나 같은 사람도 수업을 들을 수가 있었다. 어찌 보면 코로나가 준 선물이다. 수업은 교수님이 주신 주제에 맞게 글을 써서 홈페이지에 올린다. 교수님이 일일이 읽어 보니 첨삭을 한 후에 그걸 수업 자료로 활용하여 화요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줌으로 이루어진다. 꼬박꼬박 일주일에 한 편씩 글을 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마감.. 눈부시다, 선암사 겹벚꽃 선암사에 갔다. 이맘 때의 선암사는 겹벚꽃이 절정. 그런데 지난 비에 새순이 돋아나고 그 고운 색도 살짝 바랬다. 절정이 조금 지난 벚꽃이지만 기와 지붕과 초록과 어우러져 눈부신 봄날의 풍경이 연출되었다. 해마다 이 꽃 필 때가 되면 몸이 근질거린다. 사람이 하도 많아서 고즈녁한 산사의 풍경은 느낄 수 없었지만 "찬란한 봄"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가지를 늘어뜨린 겹벚꽃이 정말 이쁘다. 의자에 앉아 사진 찍으려면 기다려야 할 판. 순천 사는 내 친구도 이맘 때의 선암사는 처음이란다. 하긴 나도 몇 년 전에야 큰시누이님이 말씀하신 걸 듣고 알았으니 등잔 밑이 어두웠던 거다. 를 쓴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외국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곳을 딱 한 군데만 꼽으면 어디를 추천하겠느냐는 말에 이 선.. 담양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 산책 토요일에 담양에서 연수가 있었다. 경기도에서 좋은 강사를 부르자니 주말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전형적인 봄 날씨, 춥지도 덥지도 않게 나들이하기 딱 좋은 데다 하늘이 저리 파란데 도서관에서 공부나 하기는 아쉽지 않은가. 하여 조금 일찍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이제 막 연초록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모두가 느끼듯이 초록은 초록인데 조금씩 다 다른 이즈음의 신록이 가장 눈부시다. 조금 일러선지, 아님 신록이 우거지지 않아 볼 품이 없다고 생각해선지 이렇게 한가한 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 그저 이 길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가까이서 찍어본 메타 이파리. 연두과 녹색의 중간쯤 되는 이 색깔이 황홀하다. 처음에 이 연목을 만들 때는 뭐하러 만들었을까 의아했는데 물이 있으니 이런 '.. 여수예울마루에서 <레베카>를 보았다 오랜만에 뮤지컬을 보았다. 딸 둘과 조승우가 주연인 공연을 서울에서 본 것까지 치면 2년만이나 예울마루에서 지인들과 본 건 세어보니 3년만이었다. 황정민 주연의 공연이 마지막이었다. 너무 오랜만이어서였을까? 감회가 새로웠다. 옥주현과 민영기의 인지도 높은 주인공들의 연기여서였는지 B열 두번째 줄에 앉아서 배우의 침방울과 표정까지 볼 수 있는 자리여서였는지 유난히 감동이 컸다. 옥주현과 임혜영, 두 여자 주인공이 베란다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부르는 이중창이 특히 멋졌다. 집사인 옥주현이 주인인 레베카를 그리며 부르는 이 뮤지컬의 하일라이트인 노래에서 전율이 느껴졌다. "또 다시 짙은 안개가 멘덜리 전체를 집어 삼키려나 봅니다." "왜 저한테 그 드레스를 입힌 거죠? 다. 함정이었어, 왜 저를 조롱한거야. .. 2022년 4월 14일, 순천만정원의 풍경 퇴근길에 순천만정원에 들렀다. 십 분 거리에 살지만 몇 달만에 갔다. 그 사이 정원은 겨울에서 봄 한복판이 되었다. 진즉 저버린 줄 알았던 튤립이 여전히 피어 있었다. 심는 시기를 순차적으로 하여 꽤 오래 볼 수 있도록 한 정원측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금 순천만 정원은 꽃대궐이다. 튤립과 유채꽃밭만 집중적으로 찍었지만 그 외에도 겨울을 이긴 다양한 봄꽃(철쭉, 라일락, 꽃사과, 조팝나무 등)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아름다운 봄날이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한 느낌이다. 머잖아 2023.정원박람회를 앞두고 정원은 문을 닫는다. 그러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가 볼 일이다. 동문으로 들어가서 맨 끝 부분에 유채밭이 있다. 이 자리가 가을이면 코스모스 물결이 된다. 센스있게 군데군데 유채밭에 들어가서 사.. 임실 섬진강 둘레길에서 만난 '사랑비' 월곡양반, 월곡댁 손발톱 속에 낀 흙 마당에 뿌려져 일곱 자식 밟고 살았네. 일곱 자식들,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부모님께 바치는 '사랑비' "취직되면 주말마다 술병 들고 진뫼마을도 달려오라"고 막내아들 보고 싶은 마음을 살아생전 그리 표현하던 내 어머니! 취직이 되고 보니 어머니는 이미 세상에계시지 않았다. 어머니의 그 말씀이 가슴에 사무쳐 첫 봉급 타던 날 통장 하나 따로 만들어 속옷값을 넣었고 그 뒤로 줄곧 이건 술이라고, 이건 겨울외투라고, 이건 용돈이라고, 차곡차곡 돈을 넣었다. 그렇게 쌓인 돈으로 부모님 생전에 땀 흘려왔던 마을 앞 고추밭 가장자리에 자그마한 빗돌 하나를 세웠다. 부모님을 향한 사랑과 그리움을 담았기에 '사랑비'라 이름했다. 어머니 돌아가신 지 21년, 아버지 돌아가신 지 18년.. 이전 1 2 3 4 5 6 ··· 7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