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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미실란에서 김탁환 작가와 함께 20220618(토) 팀의 야외 수업이 열린 날. 지난 4월 30일에 팀의 첫 번째 야외수업이 목포에서 열렸다. 목포와 순천을 두고 투표가 열렸는데 목포 사람이 많아서 그곳으로 정해졌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고하도를 한 바퀴 돌고 민어회와 신안분재박물관을 돌고 오는 코스였다. 이번에는 종강 모임 겸하여 순천 쪽으로 정해졌다. 그런데 마침 우리가 야외 수업하는 날이 곡성 미실란에 둥지를 튼 김탁환 작가의 섬진강 산책이 예정된 날이었다. 다른 모임도 아니고 글쓰는 사람들 모임이라 이런 데도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서 일행 열한 명이 김탁환 작가와 함께하게 되었다. 미실란 집결 시각은 오전 11시. 미실란의 이동현 대표가 이곳에 둥지를 튼 지는 17년이 되었다. 폐교가 된 곡성동초 자리를 이동현 대표가 사 들여서..
전임지 동료들과 일박 이일, 장도 한 바퀴 한 달이 채 못 되었을 때 전임지에서 모셨던 교장 선생님께 전화를 받았다. 올 2월에 퇴직하신 분인데, 전화 한 통 못한지라 조금은 미안했다. "6월 10일 금요일 저녁에 시간 되나요?" 막상 목소리 들으니 미안한 마음보다는 반가운 마음이 훨씬 컸다. 알고 보니 그때의 동료 몇 명이 정년퇴임식 축하 파티를 해 줬고 그 일이 고마웠던 교장 선생님은 나까지 일박 이일의 여수 여행에 끼워 주신 거였다. 그 교장 선생님의 회갑에 2단 케익을 맞춰 조촐하게 회갑연을 해 준 적이 있었다. 그때의 고마움을 기억하여 나까지 초대한 거다. 저녁을 먹고 이번에 새로 입주한 교장 선생님의 새 아파트 35층에 들어섰다. 야경이 눈부셨지만 11층 이상에서 살아본 적 없는 나는 살짝 멀미가 났다. 레지던스 모양의 긴 복도를 지나..
조문 어제 급하게 조문을 다녀왔다. 사람이 산다는 게 정말 허망하다는 생각을 이번에 또 했다. 우리 엄마 주무시듯 가시고 예상 못한 죽음이 주변 사람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느꼈는데. 퇴근 후 간만에 한가롭게 있었다. 남편은 회식이라서, 딸도 모임에서 만난 동생들과 술 한 잔 한다기에 나 혼자였다. 넷플릭스를 틀어 볼 만한 드라마를 찾아서 미처 20분도 보지 않았을 때였다. 휴대폰이 울렸다. 학교에 간간이 찾아오는 학부모의 전화다. 퇴근 시간이 넘어 밤 9시가 다 되어가는데 이 시간에 웬일이지? 의구심으로 전화를 받았다. 집이 울리도록 소리를 질렀다. 믿기지가 않아서. 나보다 더 건강했던 선생님의 부고 소식이었다. 그것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거다. 내 주변에서, 내가 잘 알던 사람을 두 번째로 이렇게 떠나..
떠돌이 개를 어이할까? 학교에 떠돌이 개가 들어왔다. 어미와 아비, 그리고 새끼 두 마리다. 지난 금요일에 관사에 갔다가 그네 밑에 자리 잡은 개 두 마리 때문에 오도 가도 못하고 갇힌 적이 있었다. 개는 내가 나오자마자 어찌나 사납게 짖으며 쫓아오는지 무서웠다. 주인이 있는 개 거니 생각했는데 오늘 아침에 또 뒤뜰에서 놀고 있는 걸 보았다. 사람이 오면 피하기는 고사하고 달라들면서 짖는 게 문제다. 뒤뜰은 방과 후에 아이들이 노는 공간이다. 그네 두 개가 있어서 1~2학년 아이들이 뛰어오는 공간이다. 주인이 있다, 파출소에서 바로 어제 왔다 갔다는 아이들 이야기를 듣고 수소문 해 봤으나 결론은 주인이 없는 개였다. 어쩔 수 없이 119에 신고했더니 대원 5명이 왔다. 그분들 말씀도 개들의 행태로 보아 떠돌이 개가 맞다고 했다..
광주읍성의 흔적을 찾아서 인간관계에도 다이어트가 필요한데 사람 좋아하는 나로서는 하기 힘든 일 중의 하나다. 이번에도 새로운 단체에 이름을 올렸다. 일 년에 회비 만 원만 내면 무려 3번이나 답사를 시켜준다는 데. 게다가 아주아주 친절하고 박식한 선생님이 재능기부로 일일이 설명까지 해 주시는데 어떻게 이런 모임에 가입을 안 할 수가 있냐구. ㅎ 하여 덜컥 가입하게 된 '남도 답사 연구회' 광주에서 퇴직하신 수석 선생님 세 분이 재능기부 차원에서 운영하는 단체이다. 국사 선생님이시기에 신문에 글을 연재할 정도의 실력있는 분들이다. 우연하게 작년 고흥 답사에서 이 분들을 알게 된 후 회원 권유를 받아 가입하게 되었다. 2022년 5월 27일 토요일은 첫 답사일. 이번엔 광주읍성의 흔적을 찾아서 10시 반부터 광주 충장 우체국에서 만..
고흥 나로도 끝에는 쑥섬이 있다 지난 5월 27일에 쑥섬에 갔다. 재작년에는 친구들과, 작년에는 시누님 세 분을 모시고 갔었다. 작년에는 7월초라서 수국이 절정이었다. 그때 쑥섬지기 말로 5월에 오면 꽃이 백여 가지가 넘게 피어 있다던데 막상 5월에 가니 4월이 더 아름답단다. 쑥섬을 가려면 멀다. 순천에서는 거의 한 시간 반이 걸린다. 나로도 항 끝에서 배를 딱 2분만 타면 된다. 배는 12인승으로 작지만 일행이 많으면 연달아 태워 주기도 한다. 30분 간격으로 배가 있다. 모퉁이를 돌면 이런 풍경. 멀리 보이는 섬 세 개. 왼쪽이 여수 초도, 가운데 여자가 누워있는 듯한 섬이 손죽도, 그리고 오른쪽이 거문도란다. 쑥섬은 작지만 아기자기 아름다운 섬이다. 서울보다도 크지만 인구 소멸 1순위로 꼽히는 고흥. 더불어민주당의 송영길 전 원..
장편 소설 [파친코]를 읽고 영화 파친코가 애플 TV로 방영된다기에 궁금했는데 딸아이가 그러는 거다. "엄마, 영화보기 전에 소설로 보면 더 재미있대요." 마침 지인의 사무실에 가니 미처 읽지 못한 새 책으로 두 권이 놓여있었다. 지인은 아직 읽지도 않은 새 책을 빌려와서 읽었다. 한 권은 밤 11시경에 읽기 시작하여 새벽 4시까지. -후유증이 컸다. 재밌으면 끝까지 읽어 버리는 독서습관은 정말 나쁜 버릇이다. 낮에는 헤롱헤롱- 또 한 권은 이틀에 걸쳐 나눠 읽었다. 그래놓고 보니 그냥 넘어가기 서운하여 완성도 떨어질 지언정 이 순간의 감회를 기록한다. [파친코]를 쓴 사람은 미국인이다. 원래 이 쪽에 관심이 있어서 짧은 단편소설 형식으로 발표했었는데 남편은 따라 가서 일본에 4년동안 살면서 본격적으로 취재했다. 그러고 나서 본인이..
바다 정원을 낀 고흥 영남 작약밭 지난 5월 8일에 갔던 영남 작약밭 풍경이다. 우연하게 작년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듣고 올해는 가 봐야지 벼르다가 다행히 가게 되었다. 절정의 작약꽃밭에다 바다 옆이라서 아름다웠다. 보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왔다. 더 넓고 좋은 곳도 많지만 바다 정원을 끼고 있어서 특별했다. 마을과 뚝 떨어져서 건물이라고는 기도원인가로 보이는 하나밖에 없었지만 거기까지 간 보람이 있었다. 고흥은 생각보다 넓은 땅이다. 오래 전에 올림픽이 열리던 해에 이곳에서 10개월간 강사한 적이 있다. 2학년 담임이었다. 원래 담임이신 윤** 선생님이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5월 1일부터 이듬해 2월 말일까지 강사 생활을 했다. 나보다 2살 어린 유치원 선생님과 관사에서 살았다. 나무를 때서 난방을 하던 교실이었다. 나무는 금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