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뮤지컬을 보았다.
딸 둘과 조승우가 주연인 <스위티토드> 공연을 서울에서 본 것까지 치면 2년만이나
예울마루에서 지인들과 본 건 세어보니 3년만이었다.
황정민 주연의 <오디이푸스> 공연이 마지막이었다.
너무 오랜만이어서였을까?
감회가 새로웠다.
옥주현과 민영기의 인지도 높은 주인공들의 연기여서였는지
B열 두번째 줄에 앉아서 배우의 침방울과 표정까지 볼 수 있는 자리여서였는지
유난히 감동이 컸다.
옥주현과 임혜영, 두 여자 주인공이 베란다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부르는 이중창이 특히 멋졌다.
집사인 옥주현이 주인인 레베카를 그리며 부르는 이 뮤지컬의 하일라이트인 <레베카> 노래에서 전율이 느껴졌다.
"또 다시 짙은 안개가 멘덜리 전체를 집어 삼키려나 봅니다."
"왜 저한테 그 드레스를 입힌 거죠?
다. 함정이었어, 왜 저를 조롱한거야. 왜죠? 왜 저를 미워하는 거죠? 제가 뭘 어쨌는데요?"
"감히 드 윈터 부인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했으니까."
밤바다의 깊은 신음소리가/ 저주를 부르고
검은 그림자들이 창문 틈으로/ 우릴 쳐다봐./ 문을 잠궈,/ 다 도망쳐
방마다 스며있는 음습한 이 기운/ 바로 그녀의 긴 그림자/
레베카 지금 어디 있든/ 멈출 수 없는 심장소리 들려와/
바람이 부르는 노래/ 레베카, 나의 레베카/
어서 돌아와 여기 맨덜리로/
왜 사람들이 옥주현의 공연을 보려고 그처럼 기를 쓰는지 알 것 같다.
아이돌 가수에서 자신의 진로를 잘 개척하여 아름답게 성장한 여배우를 보는 것같아서 흐뭇했다.
다음에도 옥주현 주연의 뮤지컬을 다시 보고 싶다.
여리여리한 임혜영, 카리스마 넘치는 옥주현.
목소리도 역할도 극에 잘 녹아 들어서 보는 재미가 좋았다.
파도 치는 바다, 화염에 휩싸인 대저택의 모습들의 무대 배경도 훌륭했다.
지방에 살지만 한번씩의 이런 문화생활은 삶을 윤택하게 한다.
지인의 도움으로 앞자리에서 볼 수 있는 행운이 있었다.
광클로 자리를 예매해 준 지인의 딸래미가 고맙다.
7시 반에 시작된 공연이 끝나고 나니 열시더라.
예울마루 진입로는 단 하나.
소호대교가 곧 개통되면 이 교통체증이 좀 풀리려나.
집에 오니 11시 30분이 가까이 되었더라.
금요일 저녁이 행복하니 일주일 간의 피로가 다 풀리는 기분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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