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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

신안 천사섬 분재공원

11시 30분에 목포 용당골에서 민어회로 점심을 먹고는 

30분을 달려 신안 천사섬 분재공원으로 왔다.

며칠 전 아이들 체험학습 인솔차 왔더니 정말 좋았다고 회원 중 한 명이 추천해서다.

물론 나는 처음이다.

 

처음 계획에도 들어있지 않은 곳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대만족이었다.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경이 천연 정원 역할을 하는 데다

5월의 뜰은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초록 물이 뚝뚝 들어 그 자체가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여기에 전국 최초의 분재 공원은 일반인이 보아도 명품이 분명한 분재가 많았다.

공원 여기저기를 천천히 둘러봤다.

 

 

입구의 조각 공원

 

꽃길.

 

이곳에 들어온 지 얼만 안 된 동백나무. 뿌리를 완전히 내릴 때가지는 이렇게 그늘을 만들어줘야 한단다. 동백은 그늘을 좋아해.
이곳으로 이사온 지 두 달이 채 안되는 나무. 백명철님이 마당의 동백을 기증하여 담을 헐고 중장비가 들어가서 작업 후 다시 담을 이쁘게 쌓아 드렸다는 관리소장님의 설명이 있었다. 기증하신 분은 복받을 게 분명!
화이트 자스민, 우리나라 말로는 삼색 버드나무. 꽃도 아닌 것이 꽃보다 더 이쁘네.

 

호랑가시나무 어린 순, 바늘로 콕콕 찌르는 가시도 이맘 때쯤이면 얼마나 부드럽고 좋은지 몰라. 연두빛이 사랑스러워.

 

쇼나 조각공원이 소나무 숲 아래 만들어져 있었다. '쇼나'는 아프리카 대표적인 예술 조각품을 이르는 말이다. '쇼나'란 짐바브웨공화국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부족의 이름으로 짐바브웨는 아프리카 말로 '돌로 지은 집'이라는 뜻이다. 석조를 다르는 남다른 재능이 있어 이 부족이 만든 돌 조각은 쇼나 조각이라 부른다. 현재 조각의 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어 대표적인 제 3세계의 미술로 자리잡았다.

소나조각원을 둘러 보았다.

따뜻하고 정다운 느낌의 조각이 많아서 보기에 편했다.

팔 다리가 길고 가슴이 빵빵의 서양 미인이 아니라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인체 비율이라서 더 좋았다.

돌로 이렇게 부드러운 느낌의 조각품을 만들었다는 게 신기하다.  

 

 

소장님의 애인이 이곳에 있다며 소개해 준 '나의 신부' 조각이다.

역시 편안한 모습이다. 

 

 

 

목부작은 5월에 꽃이 핀단다.

 

 

 

 

비둘기집을 만들어 두었는데 먹이를 주지 않아서 지금은 한 마리도 없다고 한다.

이런 비둘기집을 두 채 보았다.

일부러 만든 예술 작품인 듯 주변과 잘 어울렸다.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꽃밭에서 글친구 한 명이 포즈를 취했다.

 

여긴 태산목 가로수 길이다.

아직은 꽃피기 전이지만 곧 하얗고 탐스러운, 그러면서 향기가 있는 꽃이 필 것이다.

 

드디어 분재 공원에 들어왔다.

294종의 분재를 신안군에서 약 60억원에 낙찰받아 만든 공원이란다.

오른쪽 분재는 240년 된 모과나무로 약 6천 5백만원이라도 이름표에 써 있다.

 

대회에서 한두 번쯤은 입상한 작품을 모아두었단다.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을 산다는 주목나무. 노랗게 된 것은 새 잎을 띄우기 위해 버리는 중.

 

분재 전문가 선생님이 직접 설명해 주는 모습. 하얗게 된 부분은 죽은 부분인데 그 부분을 지룃대 삼아 살아가는 주목. 1500년 되었는데 가격은 약 10억원. 각각 이름표를 달고 있어서 관람하기 편하다.

 

 

소나무 분재. 며칠 전까지만 해도 두 겹의 하우스 안에 있었는데 봄볕에 내 놓은지 일주일도 안 된거란다. 새순이 돋는 중.

 

 

비닐하우스는 평소에는 일반인 관람객에게는 폐쇄해 두는 곳이고, 이 중 작품성이 있는 것은 별도의 장소에서 전시한다. 이 작은 분재에서 이토록 화사한 꽃이 피다니. 신기하다.

 

 

 

 

 

 

 

 

 

탐스럽게 매실이 열렸다.

 

건국대학교 농과대 최병철 교수의 기념관이 있었는데 시간 관계상 둘어보지 못했다. 

박사가 평소 사용하고 보관하여 온 분재관련 자료 천여 점, 고가의 명품 도자기 화분 250여점과

각종 분재관리도구 자재들을 전시하고 있다.

 

분재공원의 하일라이트는 이것이었다. 하도 커서 별도의 비닐 하우스에 전시되어 있었다. 2천 년 된 주목나무로 약 6억원이란다. 분재로 생활한 지가 40년이나 된다고 한다. 과연 잘 살까 걱정하면서 가지고 온 물건인데 이렇게 잘 살고 있어 뿌듯하다는 소장님의 말씀이 있었다. 높이는 2미터에 수관폭은 2미터 30센티나 된다. 사리와 물관의 조화로움과 아름다운 가지의 배치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천사분재공원은 신안군 압해면에 있다.

목포와 압해면을 잇는 압해대교를 지나서 십오분 쯤 가면 된다.

겨울에는 신안 3000만송이 애기동백꽃 축제가 이 자리에서 열린다고 한다. 

제주도에만 애기 동백이 장관인 줄 알았더니 신안에도 있었다.

이외에도 에로스서각박물관(암태면), 무한의 다리(자은면), 뮤지엄파크(자은면), 안좌퍼플교(안좌면), 화석박물관(안좌면)

등이 있다. 

요즘 뜨고 있는 섬티아고 순례길이나 

수선화가 아름다운 선도, 

김환기 화백의 발자취도 모두 신안에 있다.

다 보려면 하루이틀로는 부족하겠다.

 

즐거운 야외수업이었다.

두 시간이나 걸리는 먼 길이었지만 그 발걸음이 가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