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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생태수도 순천

눈부시다, 선암사 겹벚꽃

선암사에 갔다. 

이맘 때의 선암사는 겹벚꽃이 절정.

그런데 지난 비에 새순이 돋아나고 그 고운 색도 살짝 바랬다.

절정이 조금 지난 벚꽃이지만 기와 지붕과 초록과 어우러져 눈부신 봄날의 풍경이 연출되었다.

해마다 이 꽃 필 때가 되면 몸이 근질거린다.

사람이 하도 많아서 고즈녁한 산사의 풍경은 느낄 수 없었지만 "찬란한 봄"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선암사 들어가는 입구. 오래된 나무가 터널을 이룬 이 길은 최고의 숲길이다.

 

이때가 오전 11시 조금 넘은 시각, 서둘러 갔지만 사람이 많았다.

 

절 입구의 찻집. 날씨가 더워서 사람이 많았다. 재작년에 우리 엄마도 저 자리에 앉아서 차를 드셨어.

 

태고총림 조계산 선암사, 절 입구를 화사한 영산홍이 반겨준다.

 

사진 속 남자는 모르는 남자. ㅎㅎㅎ 오래된 은행나무의 새순이 황홀하네.

 

선암사 냥이 목걸이는 염주. 털도 반질반질.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어진 고양이. ㅎㅎㅎ

 

초파일은 앞두고 대웅전 앞에 연등이 늘어섰다. 대웅전은 보물 제 1311호로 석가모니불을 모신 전각이다.

 

드디어 겹벚꽃 등장이오. 이 모습을 보려고 일 년을 기다렸네.

 

이파리가 꽤 돋아서 절정은 지난 모습이지만 그래도 행복.

 

절에서 보는 이 활홀한 색은 부처님을 홀리는 색.

 

 

 

선암매가 있는 자리. 천연기념물 제488호로 지정된 선암매는 수령이 350~650년에 이르는 오래된 매화나무 50여 그루를 이르는 말.

 

3월 말경에 만개하여 장관을 이루는 이 매화나무를 선암매라고 부른다.

 

자세히 보면 벌써 이렇게 매실이 열렸다. 이제 한 달 반 정도가 지나면 딸 것이다.

 

 

가지를 늘어뜨린 겹벚꽃이 정말 이쁘다.

의자에 앉아 사진 찍으려면 기다려야 할 판.

순천 사는 내 친구도 이맘 때의 선암사는 처음이란다.

하긴 나도 몇 년 전에야 큰시누이님이 말씀하신 걸 듣고 알았으니 등잔 밑이 어두웠던 거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외국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곳을 딱 한 군데만 꼽으면

어디를 추천하겠느냐는 말에 이 선암사를 꼽았다.

굳이 유청장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고 참으로 아름다운 절집이다.

신라 말기 도선국사가 중창한 이 사찰은 보물 9점을 간직한 사찰이다.

선암사는 2009년 12월에 사적 제507호로 지정되었으며,

2018년 6월 30일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이때 함께 등재된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 7개의 사찰로는

해남 대흥사

보은 법주사

고주 마곡사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가 있다.

 

안동 봉정사만 안 가봤네.

 

 

선암사는 가장 한국적인 사찰입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고 1000여 년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곳입니다.

 

선암사는 볼수록 더 아름다운, 아니 어쩌면 

자꾸 들어봐야 그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고,

그야말로 깊이를 헤아리기 힘든 곳입니다.(선암사 안내지에서 발췌)

사람을 피해 운수암 오르는 길. 초록이 눈부시다.

 

 

운수암을 지키는 느티나무 혹은 팽나무. 보호수로 지정될 만한데 표지판이 없었다. 아주머니 두 분이 그 아래 돌 평상을 전세 내어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수다 중이셨다. 한가롭고 좋았다.

 

운수암 입구는 꽃 길.

 

개도 보살이 되어가나.

 

운수암 마당. 반대편에서 찍은 꽃길.

 

운수암에서 내려 오는 길

 

 

담장과 어우러져 그 화사함을 뽐내는 영산홍인가 철쭉인가...

 

사람도 꽃이 되는 아름다운 절집

 

꽃, 꽃, 꽃. 그냥 보고만 있어도 좋아라.

 

불두화가 곧 피려고 준비중이었다.

 

 

선암사의 또 하나의 보물. 누운 소나무. 불편한 자세로 어떻게 저리 잘 자랐는지 신기하다.

 

꽃비가 내린 연못

 

 

 

멀리 승선교가 보인다. 보물 제400호로 지정되어 있다. 1698년(숙종 24) 호암대사가 관음보살의 모습을 보기 바라며 백일기도를 하였지만 그 기도가 헛되자 낙심하여 벼랑에서 몸을 던지려고 하는데 한 여인이 나타나 대사를 구하고 사라졌다. 대사는 자기를 구해주고 사라진 여인이 관음보살임을 깨닫고 원통전을 세워 관음보살을 모시는 한편, 절 입구에 아름다운 무지개 다리를 세웠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