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양반, 월곡댁
손발톱 속에 낀 흙
마당에 뿌려져
일곱 자식 밟고 살았네.
일곱 자식들,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부모님께 바치는 '사랑비'
"취직되면 주말마다 술병 들고 진뫼마을도 달려오라"고
막내아들 보고 싶은 마음을 살아생전 그리 표현하던 내 어머니!
취직이 되고 보니 어머니는 이미 세상에계시지 않았다.
어머니의 그 말씀이 가슴에 사무쳐 첫 봉급 타던 날 통장 하나 따로 만들어
속옷값을 넣었고 그 뒤로 줄곧 이건 술이라고, 이건 겨울외투라고,
이건 용돈이라고, 차곡차곡 돈을 넣었다.
그렇게 쌓인 돈으로 부모님 생전에 땀 흘려왔던 마을 앞 고추밭 가장자리에
자그마한 빗돌 하나를 세웠다.
부모님을 향한 사랑과 그리움을 담았기에 '사랑비'라 이름했다.
어머니 돌아가신 지 21년, 아버지 돌아가신 지 18년 되던
2006년 5월 8일이었다.
2022. 3. 27.
섬진강둘레길을 걸었다.
함께 글쓰기하는 선생님의 글만 보고 임실 체육공원에 주차를 하고 주변 인도를 걷기 30분이 지났으나
길을 나오지 않았다.
다시 검색하여 목적지로 삼은 곳이 김용택의 작은 학교.
학교는 들어가지 않고 입구 느티나무 아래에 앉아 간식을 먹었다.
바람은 조금 차가웠으나 햇살은 따스했다.
비석 아래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가 보니
어머니를 그리는 '사랑비' 비석이 있었다.
비석에 쓰인 자식의 마음이 너무 아름다워서 괜히 눈물이 났다.
군데군데 매화꽃도 피어 있고,
김용택의 시비가 세워져 있어서 읽으면서 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무엇보다 날씨가 좋아서,
섬진강이 평화로워서
동행이 좋아서
행복한 나들이길이었다.
여기서부터 출발하여 중간에 점심을 먹고 다시 걸었다.
순창 장군목 유원지까지 3시간 반을 걸었다.
차를 주차해 둔 느티나무까지 23,000원을 주고 택시를 타고 돌아왔다.
다음에 이어서 걷자는 약속을 하고.
부모를 생각하는 자식의 마음이 아름다워서,
부모와 자식의 인연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뒤늦게 블러그 한 편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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