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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생태수도 순천

노을 지는 순천만정원에서

오후 6시 순천만 정원의 노을

 

일상을 기록하지 않은 지 꽤 된다.

너무 덥다.

선풍기를 틀어놓고 낮잠을 잤는데 일어나 보니 땀이 흥건하다.

무기력한 여름 오후, 6시가 다 되어가는데 운동한다고 옆과 나섰다.

낮에는 덥기도 하거니와 늘어가는 코로나, 게다가 외부에서 온 관광객 탓에 돌아다니기가 겁난다.

이 시간에 가면 한가롭고 스쳐가는 사람도 적어 마음이 놓인다.

옆에 있는 사람을 미워하게 되는 여름이 감방에서의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했던

신영복 선생의 글에 동감하는 나날이다.

늘어가는 코로나가 사람의 관계를 단절시키고 있다.

 

그래도 초록을 보니 싱그러워

 

 

언제봐도 편안한 풍경이다. 아름답다.

 

 

거울 호수에 비친 메타세콰이어의 긴 그림자가 예술이다.

 

 

 

 

 

 

 

 

 

   수국이 필락 말락 하던 때 가고 오랜만에 갔는데도 한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왔다.

옆이 배고파서 걸어다닐 수 없다고 해서다.

동네 뒷산 가듯 언제라도 갈 수 있는 정원박람회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만원만 주면 일년 회원권 발급이 가능해서 몇 번이라고 갈 수 있다.

순천 시민은 입장권 2천원씩이라서 적어도 5번은 가야 본전이 되는건데 그조차 안 가는 해가 있다.

가기만 하면 이렇게 잘 가꾸어진 정원에서 눈호강 할 수 있는데...

 

 

큐브라고 하여 순천만과 정원을 잇는 무인전동차가 있다.

처음 건설할 때부터 말이 많았다.

순천만을 지날 때 흑두루미를 비롯하여 새의 낙원에 환경을 파괴하는 일이라고 반대가 많았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건설을 되었지만 처음 의도만큼 타는 사람이 적어서 세금 먹는 하마가 되었다.

이유 중 하나가 순천만 정원 입장료도 비싼데 무인 큐브를 타려면 다시 입장료를 내야 해서다.

무인 큐브 매표소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드물었다.

 

이번에 아예 입장할 때부터 큐브를 탈 것인지 말 것인지 고려하여 입장료를 끊을 수 있게 고쳐둔 걸 보았다.

진즉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뒤늦은 감이 있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정원 입장은 오후 6시 반까지 가능.

오후 8시까지 구경이 가능하다.

 

간만에 간 정원이 하도 좋아서 그동안 거미줄 처진 이 방에 모처럼 군불을 지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