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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아이의 인생은 초등학교에 달려 있다/신의진/걷는 나무/2015년

 


이 책은 원래 포스팅 하려던 건 아니었다.

그런데 지은이 소개를 보다가 아주 맘에 드는 구절을 발견하여 마음을 바꾸었다.

아이 키울 때, 내가 부모 였을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지금 아이들의 설 자리가 조금은 바뀌었을까...

왜 나는 처음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자녀교육 지침서 한 권도 안 보고 키웠을까

이제서야 후회가 된다. ㅎㅎ

부모는 물론 아이를 가르치는 교사가 읽어도 참 좋은 책이다.

학부모교육 때 이야기 나눌 만한 부분이 많다.

좀 길지만 베껴두는 이유이다.


신의진/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이자 강남세브란드 병원 소아정신과 전문의

1994년 소아정신과에 뛰어든 이후로 20년 가까이(이 책의 초판은 2011년) 55만 명이 넘는 엄마와 아이들을

상담한 그녀는 대한민국 엄마들이 가장 믿고 의지하는 자녀교육 전문가로 손꼽힌다.


초등학교 때 아이에게 반드시 가르쳐야 할 것은 단 두 가지다.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자신감과

"이 세상은 살만할 곳이다"라는 행복감.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아이가 받는 심리적 스트레스는 가히 '쇼크'수준이다. 학고 싶은 게 있어도 참아야 하고,

하기 싫은 글씨쓰기와 책상 줄 맞추기, 수업 시간 내내 꼼짝 앉고 앉아 있기를 해내야 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학원과 과외, 선행학습을 강요하는 것은 아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망치는 일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학교생활을 힘겨워하는 아이들을 치료해 온 의사로서의 경험과 문제 많은 두 아이를 나란히 초등학교에 보냈던 엄마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학생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양육 노하우를 담은 자녀교육서다. 초등학생 시기에 완성되는 7가지 능력, 감정 조절력, 충동 조절력, 집중력, 공감 능력, 도덕성, 사회성, 지적 호기심을 발전시키는 방법과 사고력을 높이는 '런 하우 투 런(learn how tp learn)학습법'을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스스로 공부를 즐기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담았다. 성격도 좋고 공부도 잘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는 이 세상 모든 초등학생 부모들에게 진정 아이의 미래가 행복해질 수 있는 교육법을 알려줄 것이다.



6P 지은이의 말 중에서

마지막으로 당신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초등학교 때 아이가 꼭 배워야 할 한 가지가 있다면 당신은 그게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중략)

이제 나는 망설이지 않고 말할 수 있다. 초등학교 때 아이에게 꼭 가르쳐야 할 한 가지는 바로 '세상을 좋아하게 만들기'다. 그 세상은 친구와 가족, 선생님은 물론 공부까지 아우른 세상이다.


초등학교 시절을 보내면서 '아, 세상은 참 재미있고 좋은 곳이구나'를 느낀 아이와 '아,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들고 재미없지'를 느낀 아이는 인생 자체가 달라진다. 세상을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는 힘든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자신이 할 일을 개척해 나간다.


우리 아이들이 미래 사회에서 생존하게 하려면 부모는 아이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고 세상을 좋아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이제 세상으로 첫 발을 내디딘 초등학교에서만 가능하다. 우리 아이들이 그 세상에서 남과 어울려 사는 것을 즐기고, 그속에서 자신의 발전을 이룰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있겠는가. 아이 인생은 초등학교 시절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달려 있다.


이 책이 조금이나마 당신의 한숨을 덜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힘들더라고 웃음을 잃지 않고 씩씩하고 행복하게 커 나가는 아이를 보며 당신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2004년 3월, 신의진



8P 지은이의 말 중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던 그날 밤, 다시금 책을 꺼내 찬찬히 읽어 내려 갔다. 다행히 책에 적은 내용들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적어도 그 원칙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고 말한 그대로 실천하고자 애쓰며 살아왔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7년이 지난 지금도 '아이의 인생은 초등학교에 달려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큰아이와 작은아이 모두 이제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부딪치며 열심히 인생을 개척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지 말라고 해도 자신들의 꿈을 위해 스스로 잠을 줄여 가며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래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나는 더 이상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다. 그저 나는 아이들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일 뿐이다. 그런 생각으로 용기를 내어 개정판을 펴낸다. 초등학교 4명 중 1명이 공부 스트레스로 정신 건강에 이상을 보이는 지금, 이 책이 아이 걱정에 잠 못 드는 부모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이가 초등학교 시절을 기억하면서 '행복한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다'라고 말하기를 바란다면 조금만 더 아이를 믿고 기다려 주었으면 좋겠다. 기다린 만큼 아이와 당신 모두 행복해질 테니 말이다.

 2011년 8월/ 신의진



22P

초등학교 6년 동안 아이들은 엄청난 수준으로 사고력을 발달시키고, 공부 방법을 깨달아 간다. 이 시기가 지나면 아무리 6년의 시간을 준다고 해도 이만큼의 '질적 발전'을 이루어 내기 어려울 정도다. 그만큼 초등학교 시절인 8~13세는 인생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시기다. 인간의 능력이 타고난 것 30퍼센트, 만들어지는 것 70퍼센트로 이루어진다고 했을 때, 그 70퍼센트 대부분이 초등학교 때 배우고 느낀 것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초등학교 시절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한 인간의 삶이 튼튼한 토대위에 서느냐, 위태롭게 흔들리느냐에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학용품, 더 좋은 공부방이 아니라 아이기 힘들다는 걸 이해하고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감의 손길이다. 아이가 만나는 첫 세상이 즐거운 곳이어야 아이의 평생이 즐겁고 행복하지 않겠는가.


32P

심리학자 카를 융은 사람들에게 두 가지 얼굴이 있다고 했다. 하나는 내면의 '진짜 자아'이고 또 하나는 외부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가면 같은 얼굴, '페르소나'다. 페르소나, 즉 밖으로 보이는 모습은 이렇게도 설명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젊은 의사가 한눈에 반할만큼 아름다운 여인을 환자로 맞이했다고 치자. 그녀에게 데이트를 신청하기 전에 우선 "어디가 아프십니까?"라고 물을 수 있는 건 바로 이 페르소나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라면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가면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밖으로 보이는 페르소나와 진짜 자아를 구별하여 갖추게 된다.


초등학교 시기는 이처럼 내면에 진짜 자아를 가지고 있으면서 페르소나, 즉 밖으로 보이는 자아를 여러 방법으로 자유롭게 발달시키는 때다, 소설가 최인훈이 '우리는 모두 광장에 살고 있다'라고 인생사를 아주 명쾌하게 비유했는데, 바로 초등학교 때 우리는 처음으로 광장에 서는 작업을 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본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얼마나 내보여야 하는 건지, 어느 정도의 행동까지 허용이 되는지, 다른 사람과의 거리는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를 탐색하면서 시행착오를 거친다. 그 시행착오를 뺀질대기와 개기기, 문제 행동, 나쁜 버릇 등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보이는 대부분의 문제 행동이나 나쁜 버릇은 아이가 학교라는 꽉 짜인 틀에 적응하는 과정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오히려 하라는 것만 하는 이른바 착한 아이는 어쩌면 자신의 욕망을 극도로 억압하고 있는 '모범생 괴물'일지 모른다. 아니면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미성숙한 아이거나 말이다.


56P

아이들에게는 원래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능력이 있다. 이 능력은 외부의 따뜻한 보살핌과 자극을 받아들이면서 점점 자라난다. 식물을 키우기 위해서 적당한 햇빛과 영양소가 필요한 것과 똑같은 이치다. 그럼 아이의 능력을 키우는 대표적인 영양소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부모 또는 친밀한 사람과의 따뜻하고 지속적인 관계다. 그 속에서 얻는 정서적인 안정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큰 영양분이다. 두 번째는 적절하게 주어진 지적 자극, 즉 공부다.


그런데 이러한 지적 자극은 적당하게 주어져야 한다. 만약 소화 할 수 없을 정도록 자극이 과하다면 그것은 아이의 자아를 성장하게 하는 영양소가 아이라 아이를 파괴하는 독소가 된다. 마치 식물에게 너무 많은 물과 영양소를 한꺼번에 공급하면 잘 자라기는 커녕 썩어 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아이들은 외부의 자극이 너무 많으면 내면에 방어벽을 쌓게 된다. 아예 바깥세상과 담을 쌓음으로써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럼 이 아이는 아무리 공부를 해도 그것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지 못한다. 그저 암기 기계가 되고 만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지도 못한다. 오직 자기 생각만 주장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못하는 '고집 센'아이가 되는 것이다.


59P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세가지 요소가 중요하다. 전문용어로 하면 '인식(recognition), 전략(strategy), 정서(affection)'가 그것이다.


인식은 쉽게 말해 암기다. 새로운 자극이 주어지면 알아차리고 그걸 외우는 것을 말한다. 그러기 위해 간단한 형태를 판별하고 기억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단계는 높은 수준의 사고력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 아이들이 한글을 공부할 때 'ㄱ'에 'ㅏ'가 붙으면 '가'가 된다는 것은 몰라도 통문자로 '가방'을 보고 대충 그 형태를 기억해 읽는 것이 바로 이 수준의 학습을 했기 때문이다.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고 가장 기초를 이루는 단계다.


전략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운 지식을 구성할 줄 아는 것을 말한다. 'ㄱ'에 'ㅏ'를 붙이면 '가'가 되며, 나아가 자음 하나와 모음 하나가 모여 한 글자를 이룬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인식 단계에서는 하나를 외우면 외운 그 하나로 끝나지만 전략을 세울 줄 알게 되면 아는 지식을 다른 곳에 적용할 수 있다. 그러면서 가지고 있던 지식이 더욱더 풍부해지게 된다. 이렇게 지식을 바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교수법을 '런 하우 투 런(learn how to learn)'이라고 하는데, 그 핵심이 바로 전략을 세우는 일이다.


정서는 감정을 포함한 동기(motivation), 즉 무엇이든 좋아서 하려고 하는 마음을 말한다. 어떤 엄마는 공부와 정서가 무슨 상관이냐고 할 것이다. 그러나 정서적 영역이 무너지면 인식과 전략이 모두 불가능하다. 학습 자극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럴 마음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요소는 아이가 초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점차적으로 발달한다. 가장 먼저 발달하는 것이 정서인데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직전부터 꾸준히 형성된다. 그다음으로 발달하는 것은 인식 능력으로 저학년 때 꽃이 핀다. 그래서 저학년 아이들은 암기의 왕, 분류의 왕으로 부를 수 있다. 전략은 사고력이 필요한 고학년이 되어야 생기는 능력이다. 잘하는 아이들은 초등학교 5~6학년에, 조금 늦는 아이들은 중학교 1~2학년이면 충분히 전략적 학습이 가능하게 된다.


P62

그러므로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먼저 동기, 즉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하고, 다음으로 암기력과 같은 기초적인 학습능력이 있어야 하며, 이 두 가지를 토대로 전략적인 공부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공부를 잘한다.


P69

과연 내 아이가 지식을 아는 것만큼이나 사회성이나 공감 능력 등 정서도 잘 발달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지적 능력과 정서의 균형 잡힌 발달, 그것이 초등학생들을 평가하는 가장 큰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p80

지금 바로 체크해야 할 7가지 덕목


1. 감정 조절력

감정 조절력은 좋은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 기분이 나빠졌을 때 기분이 좋아지게끔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말한다. 감정 조절력이 뛰어난 아이는 기분이 좋아서 폴짝폴짝 뛰어다니다가도 '이제 그만' 하면 곧 얌전해지고, 화를 내다가도 돌아서면 금방 헤헤거리고 웃을 수 있다. 하지만 감정 조절력이 떨어지는 아이는 불쾌한 기분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한다. 그저 울고불고하면서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져 버리기 일쑤다. 그래서 얼굴만 보고도 아이가 감정 조절력이 있는지 없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항상 웃고 있으면서 표정도 다양하면 감정 조절력이 뛰어난 아이다. 반면, 감정 조절력이 떨어지는 아이는 맹하거나 뚱한 표정을 지을 때가 많다.


2. 충동 조절력

충동 조절력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지금 당장 하지 않고 그것을 하기 위해 계획을 짜는 능력을 말한다. 예컨대 백화점에 가서 아이스크림이 먹고싶을 때 엄마 아빠가 식품관에 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요구하는 아이는 충동 조절력이 있는 아이다. 또 친구들과 싸울 때 끝까지 욕설이나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아이는 훌륭한 충동 조절력을 가진 아이다. 이 정도는 되어야 초등학교에 다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충돌 조절력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와 협상을 하는 것이다,. 아이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주거나 안된다고 하지 말고, 조건을 붙여서 들어주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비싼 장난감을 사 달라고 하면 몇 달 동안 돈을 모은 후에 사 준다고 약속하거나, 만화 비디오 테이프를 보고 싶다고 하면 책 몇 권을 읽을 다음 보여 준다거나 하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와 협상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아이의 충동 조절력을 길러 줄 수 있음을 잊지 마라.


3. 집중력

유치원 아이들의 집중력은 보통 20여 분이다. 학교 들어가기 직전까지 길어야 30~40분 집중할 수있는 능력이 생길 따름이다. 집중력이란 약간 따분한 것을 20~30분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인터넷 시대가 열리고부터는 클릭만 하면 새로운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인터넷 서핑을 많이 하면 집중력에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되도록 컴퓨터는 늦게 가르치는 게 좋다.

또 어렸을 때 너무 많은 장난감을 한꺼번에 주는 것도 집중력을 방해할 수 있다. 특별한 날에 선물을 받거나 전집으로 구입해 갑자기 새 장난감이 한꺼번에 생겼을 때는 다 펼쳐 놓고 보여 주기보다 안 보이는 곳에 두었다가 하나씩 내주는 게 좋다. 엄마가 보고 재미있는 것, 재미없는 것을 번갈아 제공하는 것이 집중력 기르기에 더 낫다.


4. 공감 능력

공감 능력은 타인이 아파하면 아픔을 느끼고, 타인이 슬퍼하면 슬픔을 느끼는 능력이다. 요즘 아이들은 특히나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 그건 부모에게 공감 받아 본 경험이 많지 않아서 그럴 수 있다. 아이들은 자기가 경험한 대로 남에게 하게 되어 있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존중하기는 커녕 일방적으로 이것저것 시키면 아이들 역시 남의 입장을 존중하지 않는다. 또 자신이 괴롭고 아팠을 때 따뜻하게 위로받아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남의 괴로움과 아품을 공감하지 못한다.


공감 능력의 발달을 방해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컴퓨터 게임을 통한 간접 경험이다. 요즘 게임에는 워낙 폭력이 난무하기 때문에 폭력이 사람을 얼마나 아프게 하는지를 간과하게 된다. 사이버 세상에게 하게 되는 죽이고, 죽고, 찌르고, 피 흘리는 등의 경험은 아이들의 공감 능력 발달을 저해한다.


사실 감정 조절력과 공감 능력, 도덕성, 사회성은 남의 입장을 어떻게 생각하고 배려하느냐 하는 한 뿌리에서 나온 덕목들이다. 이중 공감 능력은 도덕성과 사회성의 기초가 된다. '입장 바꿔 생각하는 능력'이 있어야 도덕성과 사회성이 발달하기 때문이다.



5. 도덕성

도덕성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잘못했다는 것을 알고 죄책감을 느껴 다음에는 그렇게 하지 않는 능력을 말한다. 충동 조절력과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충동 조절력이 부족한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욱해서 한 때 때리고 나중에 후회하지만 도덕성이 부족한 아이는 때려 놓고도 그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도덕성은 사실 가정교육으로 길러져야 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워낙 사회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풍토가 없어지고, '지키는 사람만 손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보니 부모들도 아이에게 도덕성을 가르치기가 난감하다. 하지만 도덕성은 부모 아니면 길러 줄 수 없다. 아이가 보는 앞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고, 공중도덕을 지키고, 윗 사람을 공경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공공의 가치를 부모가 먼저 지켜야 아이는 그것이 중요한 줄 알게 된다.

집에서 길러지지 않은 도덕성은 학교에서 절대 길러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6. 사회성

엄마들은 흔히 친구가 많으면 아이의 사회성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친구 많은 것과 사회성은 사실 큰 관련이 없다. 게다가 요즘처럼 컴퓨터 게임을 같이하는 것만으로도 어울려 다닐 수 있는 세상에서는 친구 수가 많다고 절대 아이의 사회성에 대해 안심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사회성은 내 의견과 친구의 의견이 다를 때 상대의 입장에서 헤아려 보고 얼마나 잘 타협하느냐 하는 능력을 말한다. 따라서 한 사람을 오래, 깊이 있게 사귈 수 있어야 사회성이 좋다고 할 수 있다.


사회성은 초등학교 이전, 유치원 시기에 타인의 입장에서 나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기면서 발달한다. 잘 자란 유치원생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 "너 이거 해, 나 이거 할게"하면서 기브 앤 테이크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다. 즉 일방적으로 나의 생각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생각과 입장을 고려해서 함께 재미있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


7. 새로운 지식에 대한 호기심

사람들에게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것을 보면 궁금해하는 속성이 있다. 특히 아이들은 더 그렇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려면 아이들이 처음 보는 물건을 보여 주면 된다.


호기심은 어렸을 때 키워 주지 못하면 나중엔 더 살리기 힘든 덕목이다. 일단 세상을 수동적인 자세로 대하기 시작하면 호기심이 설 자리가 없기 때문에 호기심은 어릴 때 키워 주어야 한다. 그래야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가서도 지식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고 스스로 공부를 하게 된다. 내 아이가 정말 공부 잘하기를 바란다면 유치원 때까지 아이가 세상을 마음껏 탐색하도록 놔두라. 그게 장기적으로 아이의 공부를 돕는 길이다.


p104

런 하우 투 런을 위한 7가지 방법

1. 예상하게 만들기

새로운 것을 배우기 전에 과연 어떤 내용이 나올지 미리 예측하게 만드는 방법인데 아이가 생각을 유도하는 데 아주 좋다.


2. 시범 보이기


3. 실전 문제를 내주고 생각하게 하기


4. 실제로 어디에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만들기


5. 비슷한 점, 다른 점 찾게 하기

지금 배운 것과 유사하지만 조금은 다른 것을 제시하고 그 둘 사이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찾아내게 한다.


6. 같은 방법으로 다른 문제 풀어 보게 하기


7. 배운 것을 말로 가르쳐 보게 하기

"네가 선생님이라고 생각하고 지금 배운 걸 설명해 보렴"


P113

초등학교 1~2학년 때 추상적인 원리를 이해하는 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아직 뇌가 추상적인 원리를 깨달을만큼의 사고력을 발달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신 이 시기는 암기 능력이 일생 중에서 가장 뛰어난 시기다. 구구단과 알파벳, 글자 등 앞으로 할 공부의 밑바탕이 되는 이른바 '기초 지식'들을 이때 확실히 습득해 두어야 오래 간다.


또 새롭게 배운 지식들의 목록 정리가 시작되는 시점이라서 백과사전식 지식을 외우고 나름대로 분류하는 걸 무척 재미있어 한다. 그래서 동물 이름 대기, 위인 이름 대기, 꽃 이름 대기처럼 어떤 범주로 지식을 분류하는 놀이는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다. 이런 놀이는 초등학교 3학년만 되어도 시들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