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휴당이 있는 보성 율포백사장에서 거대한 새해맞이 행사가 열렸다.
오후 7시부터 특별가수공연, 불꽃 아카데미, 군민사연 공모 불꽃쇼가 열리고
보성 추억 스튜디오(KBC라디오 공개방송) 프로그램도 녹화하고
2019년에서 2020년이 되는 자정부터 20분간 한화에서 주관하는
2020. 새해맞이 거대한 불꽃쇼도 열린다기에
퇴근후 소휴당으로 갔다.
오후 6시부터는 녹차밭에서 율포로 내려오는 길을 일방통행으로 한다기에
나는 득량으로 돌아서 갔다.
소휴당 도착은 5시 반쯤.
시작까지는 꽤 시간이 남았는데도 기존의 거대한 주차장은 물론,
이번에 새로 조성한 곳까지-봄에는 감자밭이었다. ㅎㅎ- 차가 빼곡히 들어차 있어서
오늘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올지 기대반 걱정반이 되었다.
소휴당에 가서 보일러를 돌리고, 저녁준비를 하는 사이
서울에서 온 딸둘과 남편이 들어왔는데 백여미터 좁은 길을 무려 40분만에 왔다고 한다.
이런 날 식당 가 봐야 대접 못 받을 것이고 있는 김치에 몇 가지 조리하여 저녁을 때우고
놀 것 다 놀고 11시가 되어서 슬금슬금 나갔는데
세상에 율포에 사람이 이렇게나 많이 모일 수 있는거구나.
거리가 인파로 가득찼다.
이때가 11시 넘어서였다.
키 작은 나는 도무지 무대를 볼 수가 없다.
손을 들고 겨우 사진만 찍었다네.ㅎㅎ
몇 년 전 송해 아저씨의 사회로 본 <전국노래자랑>이 생각난다.
그때도 바로 이곳에 무대를 설치했었는데 사람은 그때보다 열 배는 많은 것 같다.
여러 가수들의 노래가 이어지는데 미안하게도 이 글 쓰는 지금 기억나는 이는 없다.
아, 맞다
마지막에 <포기하지 마>를 부른 성진우씨가 있었군.
이 날은 유난히 추웠다.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따뜻했는데 거짓말처럼 바람도 쎄지고 칼바람이 불었다.
그럼에도 불꽃축제를 보러 이 많은 인파가 밤 12시가 넘도록 자리를 지켰다.
백사장에도 작은 폭죽을 터뜨리는 사람,
풍등을 날리는 사람이 많았다.
이 시간까지 아이들 잠도 안 재우고, 아이 잃어버리면 어떡하나
걱정이 될 정도로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편의점, 그리고 임시로 생긴 트럭에도 긴 줄은 기본이다.
어묵가게, 호떡가게, 도너스가게,
장갑과 귀마개, 모자 세트를 파는 가게도 보였다.
보성군에서 운영하는 해수녹차탕에도 불이 환하다.
이럴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먹거리 야시장에도 사람이 많다.
11시 반부터 기념식이 시작되었다.
김경록 전남도지사님의 축사가 이어진다.
김경록 도지사, 김철우 보성군수를 비롯한 군의원 등의 내빈이 중심이 되어
<보성 블루이코노미> 선포를 하는 커팅식을 했다.
그리고 드디어 12시를 알리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불꽃쇼가 시작되었다.
배위에서 해변쪽으로 불꽃을 쏘았다.
나는 물이 찰랑거리는 해변에 서서 봤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이렇게나 화려한 불꽃을 처음 봐서 그냥 좋았다.
서울에도 불꽃 축제가 열리지만 이만큼 가까이에서 보려면 63빌딩에 올라 30만원을 되는
저녁을 먹으면서 봐야겠지? ㅎㅎ
음악에 맞춰 터지는 불꽃을 바라보며 새해 소원을 빌었다.
아들이 빠지긴 했지만 가족과 함께라서 좋았다.
휴대폰으로 찍다 보니 그 아름다운 색감을 담을 수 없어서 유감이다.
참으로 화려하고 장엄한 불꽃쇼였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세계가 자랑하는 한화의 불꽃쇼 아닌가.
꽃이 되었다가 새가 되었다가 분수로 솟았다가 ....
황홀한 밤이었다.
이 추위에 밤 12시가 넘도록 기다린 사람들 마다 가슴에 담은 올해 소원이 모두 이루어지길 빌어본다.
잔치는 끝났다.
20분간의 화려한 불꽃쇼는 저마다의 가슴에 추억을 남겼으리라.
5분만 걸으면 되는 곳에 집이 있다는 게 위안이 되는 밤이다.
거리는 다시 주차장이 되었다.
저 많은 차들이 언제 이 좁은 길을 빠져나가 따뜻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갈 것인지
거리를 가득 메운 차량을 보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부디 모두에게 행복한 밤이었기를.
새해 불꽃쇼를 본 그 즐거움으로 일 년을 무사히 살아내기를.
우리 나라 경제가 좀 살아나서 젊은이들이 좀 덜 고단하기를.
이란이, 미국이, 북한이, 이라크가, 시리아가
불안한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 나라가 현명하게 잘 버텨내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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