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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일상의 풍경

철새보러 가는 길, 순천만

20200104(토)


셋째형님의 회갑기념 점심을 장군초밥에서 거하게 먹고 온 가족(무려 14명)이 순천만으로 왔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네비게이션에 <순천만 습지>를 치면 순천만 정원으로 데려다 준다.

<순천만 갈대밭>이라고 쳐야 갈대가 있는 순천만으로 올 수 있다. ㅎㅎ


순천만을 즐기는 방법


1. 맑은물센터 부근에 차를 두고 정채봉문학관이 있는 둑길을 걸으며 온다.

낮은 초가로 만들어진 정채봉과 '무진기행'의 작가 김승옥을 만날 수 있다.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코스 추천.


2. 순천만에 주차한 후 갈대밭을 구경한다.

가장 일반적인 코스.

체력이 좋으면 용산 전망대까지 간다.(왕복 1시간 반 이상 소요)

순천만 하면 떠오르면 유려한 S자형 물길과 가을부터 겨울까지에는

붉은 함초, 칠면초를 만날수 있다.

해넘이 시간에 맞춰 가면 세상에 다시 없는 일몰도 볼 수 있다.


3. 순천만에 주차한 후 갈대밭으로 가는 다리 입구에서 오른쪽 둑길을 따라 걷는다.

겁나게 호젓한 길이다.

찾는 사람이 적어 사람 적은 길을 가고 싶다년 이 길도 강추다.

늦가을이 되면 인근의 황금물결과 갈대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이 연출된다.


4. 오늘 내가 방문하는 코스를 따라 배를 타고 둘러보는 길이 있다.

오늘은 운이 좋았다.

물도 최고로 만조였고, 새는 엄청 많았다.

시간도 딱 맞아 돌아오는 길에 일몰도 볼 수 있었다.



순천만의 상징 짱뚱어와 칠게의 조형물이 있다.


배 타는 선착장은 갈대밭으로 건너는 다리 바로 아래에 있다.




어른 7,000원

우린 4시 40분 배를 탔다.

오늘은 주말이라 임시 편으로 4시 50분배도 있었지만 다른 때는 4시 40분 배가

마지막 배이다.





갈대밭 사이 난 이런 물길 사이를 30분 돌고온다.

새가 많아서 7천원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자연해설사 분이 타서 새가 있는데서 가리키며 설명을 해 준다.






표를 끊고 기다리는 시간에 잠시 갈대밭을 걸었다.

초록의 여름 갈대와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드디어 배를 타고 출발!


현재 순천만에는 1월 4일 기준

가창오리 1만 3천마리

횐뺨 검둥오리 3500마리

청둥오리 1만 2천마리

고니 11마리

재두루미 4마리가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왜가리와 저여새, 혹부리 오리도 있다고 설명해 주신다.



멀리 키 큰 새가 바로 재두루미란다.

4마리가 보이는데 이 네 마리가 전부라 한다.

운이 좋아서 재두루미까지 보았다.

배를 몇 번 타 봤지만 이렇게 새를 많이 본 건 처음이다.









인공으로 조성된 싱가폴 조류공원에서 순천만보다 훨씬 화려하고 아름다운 새를 본 적은 있으나

자연에서 새가 이리 많이 앉아있는 건 처음 보았다.


수평선 끝에 까맣게 떠 있는 게 모두 새다.

좋은 카메라가 없음이 아쉬울 따름이다.


우스운 이야기 하나!

평소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 둘째형님이


"저것이 바로 청둥오리입니다. 올해 순천만에 만2천마리나 왔습니다."


라는 가이드의 설명에


"청둥오리에 무를 썰어 넣고 끓인 청둥오리탕이 겁나게 시원합니다.

우리 어렸을 적에는 이 순천만 근처에 청동오리탕집이 여럿 있었습니다."

대답을 한거다.


모두 빵 터져서 신나게 웃었다.




나오는 길.

아름다운 일몰이 따라 나온다.


대가족 14명이 팥죽과 김밥, 칼국수로 이른 저녁을 먹었다.

밥 먹은 것 소화도 안되었다고 투덜거리더만 모두 맛나게 잘도 먹는다.

역시 대식가 집안이다. ㅎㅎ

서울 가는 조카 셋 가는 길에

지난 연말부터 와 있었던 작은 딸도 갔다.


"형님, 오늘 회갑 축하드립니다.

인생 2막, 건강하게 꽃길만 걸으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