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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일상의 풍경

황정민으로 시작해서 황정민으로 끝나는 연극 <오이디프스>

 금요일 퇴근 후 부지런히 달려 여수 예울마루로 연극을 보러 왔다.

오늘 보는 연극은 황정민 주연의 <오이디프스>


"신이여! 내게 이런 참혹한 운명을 준 이는 당신이지만

지금 이 순간 내 운명을 멈추는 것은 바로 나요"


테베의 3대 왕인 라이오스와 이오카스테 사이에서 태어났으나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할 것이라는 저주의 신탁을 피하기 위해

태어나자 마자 발을 묶인 채 산에 버려진 오이디푸스.


그후, 코린토스의 플뤼보스왕의 양자로 길러졌지만

또 다시 저주의 신탁을 받고는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코린코스를 떠나고,

우연히 스핑크스로부터 위협을 받던 테베를 구해 왕으로 추대되어

왕비 이오카스테와 결혼, 자식까지 낳는다.


세월이 흘러 테베는 다시 전염병과 가뭄으로 인해 고난을 겪게 되고,

이 모든 재앙의 원인이 선왕 라이오스의 죽음에 얽힌 죄에 있음을 알게 되자

그를 살해한 범인을 찾아내려 눈 먼 예언자 테레시아스를 찾는다.

하지만 그는 오이디푸스를 가리키며 살인자라 외치는데.......

(전체적인 시놉시스. 안내 책자에서 발췌)


연극은 시종일관 우울하고 진지했다.

음악은 음습하고 웅장했으며

황정민의 목소리는 한 시간 반 동안 피를 토하듯 열정적이었다.

쉬는 시간도 없이 무대를 장악했다.

아마도 대본의 2/3가 황정민의 대사가 아닐까 싶게 주를 이뤘다.


나는 운 좋게 맨 앞 줄 한가운데서 볼 수 있었다.

하여 배우의 표정이나 땀까지 볼 수 있었는데 연극이 중간을 넘어가면서부터는

황정민의 앞섶이 젖어있는 것이 보였다.

연극이 끝날 무렵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아내이자 어머니였던 이오카스테가 목을 매고

오이디푸스는 스스로 눈을 찔러 장님이 된 채 거리로 나서는데

그 장면을 연기하면서 황정민이 무대 아래로 내려와서 더 잘 보였다.

붉게 충혈된 눈,


시종일관 흐르는 땀,

땀에 젖어 이마에 붙은 머리카락,

고통에 몸부림치는 오이디푸스의 얼굴을 한 황정민.

왜 대배우라고 하는지,

오래 사랑받는 비결이 무엇인지 느껴지는 감동이 있었다.


1994년 극단 학전에서 제작한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한 황정민.

수년간 무대에서 갈고 닦은 탄탄한 연기력과 역량을 바탕으로 충무로에 진출,

<공작>, <아수라>, <군함도>, <곡성>, <베테랑>, <히말라야>, <국제시장>, <검사외전<,

<신세계>, <남자가 사랑할 때>, <댄싱퀸>, <부당거래>, <너는 내 운명>, 등 수많은 히트작을 선보이며

1억 관객을 동원한 국민배우로 사랑받고 있다.

'무대는 연기의 교과서'라는 지론을 내려놓지 않고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큐지컬 출연과 제작, 연출에도 도전해왔다.


<오이디푸스>는 고대 그리스 3대 비극작가로 명성을 떨쳤던 소포클레스의 작품으로

진실을 쫓는 인간의 열망과 가혹한 진실 앞에서 행하는 자기 단죄의 숭고한 비극을 담아

세기를 뛰어넘어 전 세계에 수 없이 회자되고 있는 희곡이다.


미친 연기력과 무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로 갓정민을 연호하게 만든 국민배우 황정민과

<리차드3세> 흥행 제작진들이 의기투합한 가운데, 신이 버린

운명의 남자 '오이디푸스'를 완벽하게 표현했다.(책자에서 발췌)



황정민/오이디푸스

배해선/이오카스테(오이디푸스의 아내이자 어머니)

박은성/코러스 장(목소리가 근사했던 극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끄는 역할)

남명렬/코린토스 사자(양치기로부터 아기 오이디푸스를 넘겨받아 플뢰보스 왕에게로 인도하는 이.

드라마에서 흔히 보던 분이라 눈에 익었다)

크레온/최수형(오이디푸스의 처남이었으나 진실은 삼촌이었다.)

정은혜/테레시아스(오이디푸스의 신탁과 운명을 확인시키는 눈 먼 예언자 역할)




 

 

 여수 밤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예울마루 풍경

 

 

황정민씨 미안합니다.

안티 아닌데 사진마다 이 모양으로 나오고 말았습니다.

멋진 배우 황정민씨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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