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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벌교를 기록하다

벌교 징광옹기에서의 도자기빚기체험

 벌교 징광옹기에서 평생교육 강좌가 있었다.

보성에는 도자기 체험장이 몇 곳 있다.

오래전 전임지에서 가 봤던 미력면에 있는 미력옹기

웅치면에 있는 들풀미술학교

그리고 벌교읍 징광리에 있는 이 곳 <징광옹기>


뿌리깊은 나무의 한창기 옹의 남동생인 고 한상훈님이 가꾼 터전이 이곳에 있다.

지금은 그의 부인과 아들부부와 손녀가 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다.

아들은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으나 여기로 내려오면서

도제식 수업과 대학수업을 병행하여 지금은 직접 도자기를 만들고 있다.


예전의 옹기 중심에서 지금은 생활자기 중심으로 바꾸어서

서울시 종로구 윤보선길에 징광옹기 매장이 있다.

백화점에도 납품되고 있다고 한다.

예전부터 이곳이 어떻게 생겼나 궁금했는데 학교일이 바빠 가 보지 못하다가

퇴근 이후 잠깐 들러보았다.

뒤로 낮은 산을 끼고 이런 집이 서너채 있었다.

오래 전 지어진 자연부락의 집들을 그대로 살려 살림집으로 쓰고 있었다.

마당이 있고, 기와집이 있고, 소나무와 옹기가 조화를 이룬 낮은 정원이

참으로 아름답게 보였다.

 

 이 옹기가 주력상품이었으나 지금은 거의 나가지를 않고 있다고 한다.

옹기 가격을 슬쩍 물었더니 17만원.

숨쉬는 항아리라는 걸 알지만 아파트 문화에 익숙한 나만 해도 저런 옹기 하나가 없다.

ㅠㅠ

 여기가 생활자기를 파는 공방이다.

밥, 국, 접시 주전자 등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모든 식기류가 다 있었다.


 

 

 

여기가 도자기 체험장.

주인장이 납작한 찰흙을 주면 요리조리 마음에 맞는 식기를 만드는 거다.

학부모를 위하여 어렵게 문호를 개방한 이 날,

뒤늦게 우리 학교 선생님들도 하나씩 만들고 있다.

 

 

 이 식기류는 학부모님들이 만들어 놓고 간 것.

어떤 작품으로 탄생될지 사뭇 궁금하다.

작가가 하는 게 반

이제 나머지는 불이 하는 일만 남았다.

뜨거운 불길을 견디면 단단하고 아름다운 도자기가 되겠지?

 

 

시간과 공력이 많이 걸려서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납작한 공간을 그대로 살려 초간단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위의 작품이 뒤늦게 합류한 나를 위해 선생님들이 만들어 준 작품

나는 ' 내 것'이라는 걸 표시하기 위해 싸인 대신 작대기 세 개씩 그은 것밖에 없다네.ㅎㅎ

세 개를 이어붙여서도 쓰고, 각각으로도 쓸 수 있어

초간단이지만 활용도는 높다고 하니 기대해보리라.

 

 

작년에 벌교에서 촬용했던 <알쓸신잡>에도 이곳이 나왔다고 한다.

촬영은 많이 해 갔는데 방송에 나온 건 야생차밭 오르는 길에

빨치산 이야기 한 것뿐이어서 서운했다는 주인장의 전언이다. ㅎㅎ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염색체험, 차 체험, 옹기체험 등을 두루 했으나 지금은 차와 옹기만 한다고 한다.

내년에는 한남동에서 이곳 징광리까지 천리길을 이사온 고택에서 민박 손님도 치를 예정이라고 하니

산속의 아름다운 고택에서 하룻밤 묶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