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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벌교를 기록하다

서울 한남동에서 벌교 징광리로 천리를 이사한 한상훈가옥

 

 

 

 

 

 

 

 

 

 

 

 

 

 

 

 

 

 

 

 

오늘은 아주아주 특이한 곳을 방문했다.

우리 학교 학부모집이긴 하나 징광리 산속에 숨어있어

일반인들은 구경하기도 힘든 한옥을 둘러보고 왔다.

주위에 흔한 한옥이 뭐 그리 대수냐고 하겠으나

사연을 듣고나면 누구라도 그 신비로움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한옥은 원래 서울시 한남동에 위치한 양반집인데

한남대교를 건설할 당시 철거위기에 처했다 한다.

우리학교 아이의 할아버지인 고 한상훈 선생이 그 한옥을

고스란히 해체해와서 이곳 징광리에다 앉혔다 한다.

그 거리가 무려 천리다.

 

집주인 한상훈 선생은 잡지 뿌리깊은나무를 창간한

고 한창기선생의 동생이시다.

이 집을 옮겨올 당시 비슷한 처지의 한옥 두 채를

분해하여 절로 이사시킨 경험이 있다 한다.

징광옹기가 위치한 곳에서도 구불구불하고 외진

계곡길을 따라 1키로 이상 가면 채 십여 채가 되지않은

작은 마을이 나오고 그 마을 중앙에 이 집이 있다

낮은 뒷산과 아주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고택이다.

사랑채가 있는 앞면이 있고

그 뒤에 안채가 정남향으로 들어서있다.

2003년 한옥의 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대대적인 수리를 하였고

주인의 정성스런 보살핌으로 고풍스러우면서도

정갈한 미가 돋보이는 집이다

 

돌베개에서 편찬한 [한옥에 살어리랏다]라는 책에는 27채의

집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집도 그 중 하나로 소개되었다.

그 책 속에는 한옥체험관으로 사용된다고 적어져있으나

그건 오래전 일.

주인은 징광리 입구 징광옹기에서 거주하고

이곳은 현재는 비어있다.

입구부터 자물쇠가 굳게 닫혀있어 특별하지 않고서는 구경이 어렵다.

 

특별한 사연을 지닌 아름다운 한옥집 한상훈 가옥!

구경할 수 있어서 영광인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