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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여권에 도장 찍으러 가는 길

피렌체 두오모 성당에서

드디어 두오모 성당이다.

KYK님 말처럼 여행지에서 시간을 쪼개 여행기를 올리려고 이번에는 특별히 로밍도 해 갔다.

그럼에도 어떤 날은 밤 9시에 호텔에 들어가고

또 어떤 날은 새벽 4시에 일어나기도 하여 순차적으로 여행기를 올리기가 어려웠다.

조심조심 건강에 신경써가며 여행을 해야 해서 이렇게 뒷북치며 여행기를 올릴 수밖에 없다.


지난 겨울방학 때 모든 이들의 꿈의 여행지 남미를 여행하고서도

-그것도 죽을 둥 살 둥 아주 드라마틱한 여행- 글 한 편 올리지 못한 것에 비하면

지금은 이렇게나마 조금씩 글을 올릴 수 있는 건강과 여유를 찾아서 그나마 감사할 따름이다.

오죽하면 블친 봄비언니는

<하루하루 흘러가는 일상이 아까워서 블러그 시작했다면서 블러그를 통 하지 않는 이팝나무님....> 하고

방명록까지 남겼을까? ㅎㅎ

관심가져주시고 기다려주신 봄비언니, 고맙습니다.




브루넬레스키의 유명한 돔 지붕이 얹혀 있는, 한때는 세계 최대였던 성당

두오모, 혹은 피렌체 대성당이라고도 불리는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바실리카는 현재 로마의 산 피에트로 대성당,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 밀라노 대성당에 뒤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성당이다. 그러나 이 바실리카가 처음 지어졌을 때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으로, 3만 명의 신도를 수용할 수 있었으며 피렌체의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지배력을 상징하던 곳이었다.(네이버 지식백과에서 인용)


성당은 공사중이었다. 1296년 공사를 시작하여 170여년만에 완공되었다.



이탈리아 어디나 그렇지만 이 성당도 관광객으로 넘쳐난다.

저 사각형의 종탑은 지은 사람의 이름을 따서 <지오토의 종탑>이다.

총 463개의 계단으로 되어 있으며 세계문화유산으로 도시 전체가 지정된

피렌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한다.

에쿠니가오리의 소설을 영화화한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10년간 헤어졌던 연인이

다시 만나는 장소가 바로 이곳이라고 한다.


물론 패키지 여행인 우리는 통과.

외부에서만 보는 걸로 만족했다.

길이 어찌나 긴지 이미 로마 베드로성당에서 기다림의 어려움을 익힌지라 별로 서운하지도 않았다.


날씨는 쾌청하고 우리나라가 잃어버린 전형적인 가을날씨처럼

하늘은 푸르고 구름은 하얗게~~

이렇게 쓰고 보니 이선희의 노래가 생각나네

실바람도 불러와 부풀은 ~~~ '아름다운 강산'의 가사를 수정해야겠네.

봄에는 황사로 여름에는 끝없는 폭염으로 가사에 맞는 날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로마와 빠리에서 빼앗아 오고 싶은 것은 찬란한 문화유산도 유산이지만

맑고 푸른 전형적인 우리나라 가을을 보여주는 하늘이었다.

1440년대에 완공되었다면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세종임금이 한글을 반포하던 시대

이처럼 찬란하고 화려한 성당을 지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신에 대한 충성?

변변한 사다리와 크레인도 없던 시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성당을 짓는 데 투여되었을까...

170년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하나의 건축물을 세운 인간의 위대함에 박수를 보낸다.












길을 잃어버렸다.

가이드는 20분을 주고 성당 외관을 둘러보고 사진찍고 오라고 했다.

잠깐 사이 일행들과 나는 떨어졌고 혼자서 이 곳 저곳을 헤매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저 긴 줄이 성당 들어가는 입구 줄인가 보다.

족히 300미터는 되어 보이게 긴 줄이었다.

입구에는 이렇게 거리의 예술가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여유로운 풍경 속으로 풍덩~

그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한가롭고 좋았다.



일행과 다시 접선,

인증 사진을 찍고 나가는 길에 이 말을 보았다.

눈을 가린 채, 여물통을 멘 채 손님을 기다리는 말.

초식동물인 말은 큰 눈에 어울리게 겁이 많다.

하여 말의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이렇게 기다릴 때는 눈을 가려둔다 한다.


아기자기하고 볼 것 많은 두오모성당을 지나 이제는 베키오 다리,

그리고 피렌체의 전설 메디치가문을 만나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