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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여권에 도장 찍으러 가는 길

로마 트레비분수에서 오드리 햅번을 만나다

드디어 오드리 헵번의 향기를 찾으러 트레비분수로 갔다.

이번 여행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을 만난 곳이다.

사람수가 많다기보다는 좁은 곳에 몰려있어서 밀도가 높다고 해야할까? ㅎㅎ


트레비분수

후기 바로크 양식의 걸작으로 불리는 트레비 분수는 로마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로마에는 크고 작은 분수대가 많은데, 르네상스 시대에 교황들이 고대 로마 제국의 상수도 시설을 보수하고 추가로 건설하여 물 공급이 원활해지자,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많은 분수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분수대의 중앙에는 바다의 신 넵튠이 조각되어 있으며, 그 주변으로 반인반어의 해신 트리톤이 있다. 한 트리톤은 해마를 길들이고, 다른 한 트리톤은 동물을 타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대리석으로 만들었지만, 바로크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움직임이 살아 있어 로마의 분수 중 가장 아름다운 분수로 손꼽히고 있다.(다음 백과사전)


예전 로마 제국에서는 전쟁터로 간 애인의 무사귀환을 기도하며 이곳에 동전을 던졌다고 하는데, 그것이 이어져 지금은 로마 여행 중 꼭 거쳐 가야 하는 동전 던지기 장소로 유명하다. 분수를 등지고 동전을 하나 던져 들어가면 로마에 다시 돌아오고, 두 개가 들어가면 운명의 사랑을 만나고, 세 개가 들어가면 그 사람과 결혼한다는 속설이 있다. 던져진 동전은 각종 국제 빈민 구호 단체 등에 보내는 기부금으로 사용된다.(다음 백과사전)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앉아서 인증샷 찍기도 힘이 들었다.

겨우 자리만 차지했다가도 얼른 자리를 비켜줘야 할 정도로 인기였다.

로마에 자유여행으로 다시 오기를 기원하며 우리도 동전을 던졌다.


너무 더운 날이었다.

우리나라의 '아이스커피'가 몹시 생각나는 날이었다.

특이한 건 그리 더운데도 주변 가게 어느 곳도 '아이스커피'파는 곳은 없었다.

그저 에스프레소만....

파는 가게 또한 냉방이 되어 있지 않아 아쉬었다.


그러고보니 사업 아이템 하나!

트레비분수 주변에 우리 나라 카페가 진출하여 시원하게 냉방하고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팔면 대박나겠다.

누가 나랑 동업하실 분?  ㅋㅋㅋ


오드리 햅번 언니의 향기를 맡으려고 했으나,

세계 각국에서 모인 사람의 향기만 맡고  정신없이 길을 나섰다.

오드리 햅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모습이나 삶까지 정갈하고 아름다웠던 여인.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하여 노력하던

늙어 주름진 그녀의 모습이 얼마나 이뻤나 기억한다.


피렌체로 가는 차 안에서 <로마의 휴일>을 보았다.

그레고리팩과 오드리햅번이 나오는 오래 전 흑백영화.

반복되는 공주의 일상에 지쳐 궁을 탈출한 후 미국에서 온 신문기자를 만나

하룻동안의 일탈을 그린 영화.

머리를 자른 공주와 그래고리팩은 로마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는데

트래비분수도 그 중 한 곳.

특종을 노렸으나 공주를 사랑하고 만 그래고리 팩.

특종을 포기한 채 조용히 공주를 궁으로 돌려보낸다.

공주,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그래고리 팩과 악수 한 번 하고자

아무 기대도 설렘도 없는 열 명 가까운 다른 기자들과 악수를 나눈다.

오로지 그래고리 팩에 닿기 위하여.......

아쉬움 가득한 공주와 그래고리팩의 눈빛이 떠오른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서로간에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냥 봐도 아름다운 건축물인데 오드리 햅번이 있어서 오늘도 트레비 분수는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