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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율포앞바다를 기록하다

20180422 풀과의 전쟁

 


몇년전에 인상적으로 읽은 책중에 <풀들의 전략>이라는 책이 있다.

일본 학자가 쓴 책인데 한국에서는 이런 풀에 대한 연구자가 별로 없다 한다.

왜 안그러겠는가?

화려하게 눈길끄는 곤충이나 나비, 새, 꽃도 많은데

방해만되는 잡초에게까지 눈돌릴 학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그런데 그 책 너무 재미있었다.

뿌리가 20~30미터나 되게 세력을 확장하거나

사람이나 동물이 뜯어내는순간 씨를 퍼뜨리는등

풀들마다 종족보존의 본능이 대단했었다.

작은 인간세상을 보는 듯 흥미로웠다.



 


 

오늘은 그 풀매기에 도전했다.

마침 순천에서 친구부부도 와서 함께 거들었다.

인간에게 이롭지 않다는 이유로 ㅡ 생산량을 줄어든다는 이유로 ㅡ 내처지는 풀.

그 끈질긴 생명력 때문에 '공공의 적'이 되는 풀...

풀도 친구로 생각하고 소출이 적을지언정 함께 나눠먹는다는 생각으로 풀을 대하면 덜 미워질까?

어차피 이 넓은 밭

휴일에만 와서 일하기에는 아무리 열심히해도 버거울테고,

여기서 생산되는 걸로 수입을 벌어들일 욕심을 더더욱 없고

주변사람들과 나눠먹기위해 짓는 농작물이니

저도 먹고 나도 먹고

그렇게 살아갈꺼나?



 

지인이 준 죽순에 살짝 데친 낙지를 버무려 만든 죽순낙지초무침

쭈구미나 산낙지에 손이 안 가는 것 보면 오늘의 하일라이트는 바로 이것.

너무 맛있었다.


 

 


 서너시간의 풀매기에 녹초가 되었다.

허리도 뻐끈, 온 몸이 쑤셔도 점심은 먹어야겠지?

수산물위판장에서 사 온 산낙지에

낙지를 살짝 데쳐 죽순과 버무린 낙지초무침

쭈꾸미 데친것

거기다 막걸리가 한 잔씩 어우러지니 최고의 상차림 완성!


술 좋아하는 남편과

오랜만에 서울서 내려온 큰딸,

그리고 술은 한 잔도 못하지만 분위기 잘 맞춰주는 친구의 남편,

여고시절부터의 친구로 가까운 곳에 살아서 미주알 고주알 속속들이 다 알고있는

내 최고의 친구와 함께 먹는 성찬에 오늘도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