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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율포앞바다를 기록하다

(보성여행) 웅치 덕림마을 소나무 숲에서

 


내가 회천살 때 자주 가던

봇재다원 2층을 오르는 계단에는

보성의 아름다운 풍광의 대형 사진이 여러 장 걸려있다.

녹차밭 사이 허리를 구부려 녹차잎을 따는 사람들의 모습,

율포해수욕장의 풍광,

대원사 벚꽃터널 등...

눈에 익은 사진 속에서 낯선 곳을 발견했다

오래된 소나무 아래 구절초 가득한 풍경이었다.

사진 설명은 <웅치 용반리 소나무숲>

 

그곳이 어딜까?

구절초 필 때면 꼭 가봐야지

그랬는데 구절초 피는 가을에 나는 학교를 옮기게 되었다.

설상가상 학교는 100대교육과정 준비하느라

밤늦게까지 연이어 일하는 날이 많았다.

언제 가보나?

동료선생님의 문상으로 딱 하루 비는 날,

벼르던 소나무숲을 찾았다.

 



 

 

 

 

찾아보니 이곳은 백년 넘은 소나무숲

퇴근이후 부지런히 달려왔으나 노루꼬리만큼 남은 해는

나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스마트폰으로 급하게 찍은 사진은

영 맘에 들지 않는다.

소나무는 명품인증이라도 하는지 번호까지 달고 있다.

넘어가는 노을 사이 소나무가 고고하다.

황금물결 사이 구부러진 소나무의 품격이 남다르군.

구절초는 가뭄에 콩 난 격이다.

 

 

 

마을로 내려와 마을사람들께 물으니

구절초 없는 이유가 황당하다.

소나무 아래 풀이 너무 우거져 미처 구절초를 심지 못하였단다.

내년에는 구절초도 심고

그 옆 논에다 연꽃단지도 조성해놓을테니 놀러오란다.

거의 한 시간을 운전해왔는데 맥빠지네.

구절초는 못봤지만

들판 한가운데 고고하게 숲을 이룬

소나무로 만족해야지.

 


 

한때는 인구 7천 명이 살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1천500명 밖에 안된다는 웅치면.

그곳 덕림마을에는 130년 되었다는

오래된 소나무숲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네...


 

 

 

(구절초 핀 아름다운 모습의 위 사진 두 장은

김학재님의 블러그에서 모셔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