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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장 지글러지음/유영미옮김/갈라파고스/2016년

1996년 4월 29일 세상을 떠난

레바논의 혁명가이자 다카르의 지(知)의 창조자

알리 메루에게 바친다.


는 이 책은 1999년 세상에 처음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는 10년 전인 2007년에 번역되어 나왔다.


2007년 책따세 추천도서

2007년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이달의 책

2008년 국립중앙도서관 추천도서

2009년 경희대 한의대 추천 교양도서

2010년 포스코교육재단 선정 학부모 권장도서

2011년 서울대, 한양대 최다 대출도서

2014~2016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선정 대학신입생 추천도서

2014년 서울대 수시  지원자 최다 선택 도서

라고 소개되어 있다.


지난 4월에 읽은 탓에 부분부분을 옮겨 적기보다 지은이가 2016년판 서문에 쓴 내용과

우리나라 유명인들의 추천의 말을 옮겨 적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나만 다 차지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서로 얽혀 있고 서로 의지해 있다. 아무리 자기 것이라 하더라도 그 근원을 추적해보면 다른 누군가가 가져야 할 것을 도중에 가로챈 것이나 다름없다. 날마다 지구촌에서 하루에 3만 5,000명의 어린이들의 굶어 죽어가고 있다. 또 세계 전역에서 10역 명의 사람들이 하루 1달러, 우리 돈 천 원으로 하루를 살아간다. 이것이 이 지구별의 현실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무엇을 갖고자 할 때 갖지 못한 사람들의 처지를 배려해야 한다.

-법정스님<내가 사랑한 책들>, 문학의 숲


당장 굶주리고 있는 목숨보다 강대국의 이익이 앞서는, 빈민국을 도와주는 일조차 강대국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에 따라 좌지우지돼야 하는, 정의가 사라진 현실에 분노가 치밀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끼가 얼마나 소중한지, 평온한 하루가 얼마나 감사한지,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귀중한지 연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잠깐 만났다가 헤어진 몽골의 아이들이 떠올랐다. 같은 지구에서 같은 사람으로 태어나서 이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이 너무나 안타깝고 미안해서 견딜 수 없다

-이보명(배우, <사랑의 시간들>, 예담)



어린 아들 카림과의 대화형식으로 진행되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는 굷주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 지글러의 직접 체험이 녹아있는 생생한 사례들과 그런 그만이 알 수 잇는 고급정보들로 차 있다. 아주 쉽고 가볍게 썼지만 그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한겨레


이 책이 한국에서 30만 권이 팔렷다는 사실 자체가 희망의 징조처럼 보입니다. 이 책이 이렇게 큰 반응을 얻게 된 것은 내용이 훌륭하면서 쓰여진 방식 자체가 이해가 쉽도록 되어 있어서가 아닐가 생각됩니다.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대로 얻기 위해서는 먼저 제대로 물어야겠지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는 무엇보다 제대로 묻고 있는 책입니다.

-이동진(팟캐스트 방송 <이동진의 빨간책방>)


이 책은 이미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아직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읽게 되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이 책은 빈곤과 기아의 문제를 방치하다 못해 조장하는 여러 정부와 다국적 기업의 낯부끄러운 결탁을 드러내며, 그에 대쳐해야 할 개인들의 자세까지 가다듬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조한욱(한국교원대 서양사교수, <조한욱의 서양사람>, 한겨레


2016년판 서문


기아의 고통 앞에서 무심해지지 않기를


여전히, 그래서 더 고약하게도 기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부가 넘쳐나는 이 지구상에서 해마다 수백만 명이 기아로 대량학살을 당하는 현실은 분명 우리 시대가 낳은 수치스러운 스캔들이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채 힘없이 팔다리를 떨며 초첨 없는 눈동자로 허공을 응시하는 어린아이들, 영양 결핍이 만들어낸 희생자들이 점점 더 넓은 지역에서,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2015년 현재 지구상에는 73억 명이 살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10억 명 이상이 심각하고도 상시적인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나 걷거나 생각학 ㅣ위해서도 우리 인간은 에너지를 소비하는데, 이 에너지는 킬로칼로리라는 단위로 측정된다. 일상적으로 우리가 소비하는 에너지는 매일매일 고체 또는 액체 상태의 식품을 통해서 채워져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 몸은 괴로워하다가 위기에 처하게 되고 결국 죽음을 맞는다..........


2008년에서 2012년 사이에 희생자의 수는 다시금 껑충 뒤어올랐다. 유엔이 관찰한 주식 가격의 변동을 제시하는 세계 식량 가격지수에 따르면 주식의 가격은 2002년과 2012년 사이에 2배로 상승했고, 이는 곧 전 세계 빈민지역에 새로운 재앙으로 작용했다.


실패의 또 다른 예를 보자. 파키스탄에서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질병인 소아마지가 수십만 명의 어린이들을 강타했다. 2008년 세계보건기구는 이 나라에서 예방 캠페인을 시작했는데, 탈레반을 비롯하 지하드 단체들이 이 캠페인을 담당한 의료인들을 대거 살해함으로써 방해 공작을 전개했다. 그럼에도 에방 캠페인은 성공을 거두었다. 소아마비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후 버젓이 다시 돌아온 소아마비는 또다시 수천 명 아동들의 사지를 마비시킴으로써 이들을 불구로 만들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가? 예방접종을 한 후 어린이들의 제대로 먹지 못하고 영양 실조에 시달리는 바람에 다시금 면역력 결핍 상태에 놓였기 때문이다........


각국의 정상들과 행정수반들은 전 세계 식량 무역의 85퍼센트를 장악하고 있는 10여 개 남짓한 거대 민간 다국적 기업들의 불편한 심기와 그 불편한 심기가 초래할 경제적, 정치적 반격을 지나치게 두려워한다. 그렇다고 절망만 해야 하는가? 물론 아니다. 기아 희생자들과 우리를 갈라놓는 것은 단지 출생의 우연뿐이다. 기아는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기아는 인간이 종식시킬 수 있다. 우리들 각자가 어딩 살든 각자 자기 나라 정부가 기아로 인한 대량 학살을 멈출 수 있게 근본적인 개혁을 실시하도록 분영히 일어나서 행동하자.


아르헨티나 출신 여류 시인 메르세데스 소사는 다음과 같이 희망을 노래한다.


" 나는 신에게 꼭 한 가지만 청한다네

고통 앞에서 내가 무심해지지 않기를

창백한 죽음이 이 땅에서 필요한 일을 하지 못한 채

텅 비고 고독한 나를 찾게 되지 않기를."


2016년 1월 제네바에서 장 지글러


현재 지구상에는 무려 22억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세계은행 관료들이 '극도의 빈곤'이라고 부르는 처참한 삶을 살고 있다. 이들 '극빈자들'은 1.25달러 미만의 수입으로 하루를 버텨야 한다. 그런데 이들은 그 보잘것 없는 수입으로 매일 먹을 양식까지 사야 한다......

어째서 이 같은 가격 폭등이 일어날까?

바로 농업연료와 투기다.


2010년 , 미국의 식량농업 트러스트들은 옥수수 1억 4,200만톤(이들이 수확한 양의 3분의 1)과 수만 톤의 밀을 불태웠다.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기 위해서였다. 참고로 미국연방정부는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에 수십억 달러의 지원금을 제공한다.


조지 W.부시가 시작한 이 정책을 이어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연장실시하기로 했다. 따라서 농업 연료를 생산하는 식향농업 트러스트 측에 또다시 수십억 달라의 공적 자금이 지원될 판이다. 얼핏보면 오바마 대통령의 논리가 완전히 불합리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화석연료에서 식물연료로 대체하게 되면 기후변화도 예방할 수 있으며, 미국의 운전자들이 수천만 대의 자동차들이 내뿜는 매연으로 오염된 공기 속에서 질식할 염려가 줄어든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그런데 미국은 단연 세계 제1의 산업국가다. 그것도 비교적 적은 수의 인구(3억 명)로 이뤄낸 결과다. 한 해 동안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모든 산업 재화의 25퍼센트는 미국산이다. 그런데 미국이라는 거대한 산업 기계의 으뜸가는 원료는 석유다. 미국은 하루에 2,000만톤의 석유를 소비하며, 그중에서 800만 콘은 자국 내 텍사스와 알래스카 사이에서 생산되고, 1,200만톤은 수입에 의존한다. 미국의 석유 수입원은 페르시아 만이나 중동, 나이지리아 등 주로 위험하고 정치 상황이 불안정한 지역에 포진하고 있다. 그 결과 미국은 석유산지를 보호하기 위해 이 지역에서 막대한 비용이 드는 군사력을 유지해야 한다.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용병을 자처하는 이스라엘에 해마다 이미 막대한 비용을 쓰는 데도 말이다.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말하자면 바이오연료가 외국의 에너지 생산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를 점차적으로 줄여주는 대비책인 것이다.


바이오에탄올로 굴러가는 자동차에는 평균 50리터 정도의 연료 탱크가 달려 있다. 이 연료 탱크를 가득 채우려면, 그러니까 바이오에탄올 50리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옥수수 358킬로그램을 태워야 한다. 그런데 옥수수 358킬로그램으로는 옥수수가 주식인 잠비아나 멕시코 어린이 한 명을 1년 동안 배불리 먹일 수 있다.


미국이 그 어떤 논리를 내세우건 매일 지구상에서 3만 7,000명이 기아 또는 굶주림에 따른 합병증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또한 10억 명, 그러니까 지구상에 사는 주민 6명당 1명이 만성적이고 심각한 영양실조로 고통 받으며, 심지어 불구자가 되어 살아간다.  기아가 초래한 순교의 피라미드는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만 간다. 기아가 낳은 일상적인 대학살은 얼음처럼 차디찬 정상적인 상항이 되어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농업연료를 만든다는 명분으로 곡물을 태운다는 것은 반인류 범죄에 해당한다.


이제 가격 폭등의 두 번째 원인으로 지목한 농업 원자재에 대한 투기에 대해 살펴보자. ....대규모 투기 세력(은행과 헤지펀드)은 즐권거래소를 떠나 농업 원자재 거래소로 몰려들었다. 이 거래소들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곳은 시카고 거래소다, 완벽하게 합법적인 수단을 통해서 전세계의 포식자들은 오늘날 쌀, 밀, 옥수수, 콩, 완두 등을 투기 대상으로 삼을 수 있으며, 그 결과 천문학적인 이득을 얻는다.


주식 가격 상승을 유도하는 투기꾼은 그게 누구이든 어린아이들을 살해하는 것이다......


오늘날 세계 인구 중 10역 명이 심각하고도 만성적인 영양실조로 신음하고 있다. 4분마다 어린이 1명이 비타민 A 결핍으로 시력을 잃는다. 노마는 유년기의 영양실조 때문에 걸리는 질병 가운데 하나로 해마다 14만 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한다. 이 병에 걸리면 안면 조직이 파괴된다. 하지만 몇 가지 항생제 복용과 적절한 섭생만으로 얼마든지 손쉽게 치료할 수 있다.


이 지구상에서 10세 미만의 어린이가 5초마다 1명씩 기아로 사망한다. 이 같은 통계자료를 제공하는 FAO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 시점에서 세계의 농업 생산량은 "정상적이라면" 120억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2011년 현재 지구상에는 약 67억 명가량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렇다면 어떤 결론을 내려야 할까? 기아로 인한 죽음에는 어떠한 필연성도 없다. 기아도 죽는 어린아이는 살해당하는 것이다.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유럽 국가들은 민구국가들이다. 민주주의에 무력함이란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자유와 기본권을 누리고 있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한다면, 그래서 조직직언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면, 구리는 큰 어려움 없이 농업 덤핌이나 주식을 대상으로  하는 거래소발 투기, 농업연료 제조업자들로 인한 식량 파괴, 금융자본 포식자들에 의한 빈곤국가에서의 경작지 남획 금지 조치를 얻어낼 수 있다.


조르주 베르나노스는 "신에게는 우리들의 손만이 있을 뿐이다"라고 썼다.

우리가 세상을 바꾸지 않는다면 아무도 그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2011년 1월 제네바에서 장 지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