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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혜민 스님/쎔앤 파커스

이 책도 정말 유명한 책인데 둔한 나는 이제서야 이 책을 읽었다.

누구는 치유의 책이라고도 하고, 누구는 산문집이라고도 하는데

나는 법정 스님의 책을 읽고 감명받은 바 있어 연달아 읽었다.

그런데 바쁜 걸 핑계로 이제서야 정리를 한다.

읽고 스쳐가면 그만인데 이렇게 정리하는 이유는 그나마 정리하면서 한 번 읽는 느낌을 갖고자 하여서다

짧지만 이렇게 기록해둠으로써 다음에 다시 볼 수도 있고,

감명깊었던 내용을 한 번 더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34쪽)

왜냐하면 우리 마음은 평소에 하던 버릇대로 따라가려는 관성의 힘이 강합니다. 평소에 싫어하던 사람을 만났다고 합시다. 그 사람을 만나면 좋은 면보다는 싫은 명이 먼저 보여요. 그런데 여기서 렌즈의 초점을 다시 맞춰서 그 사람의 좋은 면만 보려고 노력해보세요. 처음엔 거부감도 들고 인위적이라는 생각도 들어서 어려울 수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얼마쯤 지난 후 익숙해지면 어느 순간, 내 주위에는 정말로 좋은 사람들만 있다고 나도 모르게 느끼게 됩니다. 즉, 내 주위 사람들은 다 똑같은 사람들인데 내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좋고 싫고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의 렌즈의 방향 설정뿐만 아니라 렌즈 자체의 상태입니다. 즉, 세상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어떤 상태냐에 따라 렌즈는 갖가지 색으로 물이 들어요. 마음이 기쁜 상태라면 렌즈 자체에 기쁨의 물이 들어 있습니다. 그 렌즈로 바라보는 세상은 당연히 기쁨으로 가득합니다. 반대로 마음이 외로운 상태의 렌즈를 하고 있으면 역시 참으로 외롭게 보여요.


이처럼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자체는 행복한 일, 불행한 일, 아름다운 일, 더러운 일이 본시 없어요. 그렇게 분별하는 것은 세상 스스로가 하는 것이 아니고 내 마음의 렌즈가 하는 것입니다.


(40쪽)

프라이팬에 붙은 음식 찌꺼기를 떼어내기 위해서는

물을 붓도 그냥 기다리면 됩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떨어져나갑니다.

아픈 상처를 억지로 떼어내려고 몸부림치지 마십시오.

그냥 마음의 프라이팬에 시간이라를 물을 붓고 기다리면

자기가 알아서 어느덧 떨어져나갑니다.


(46쪽)

행복은

생각이 적을수록,

함께 같이 나눌수록,

지금 바로 이 순간에 마음이 와 있을수록

더해집니다.

눈을 감고 숨을 깊게 쉬고 마음속으로

'내 주변 사람들이 모두 평안하길....'기도해보세요.

이 말과 함께 평안이 곧 밀려옵니다.


(56쪽)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그냥 내가

약간 손해보면서 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십시오.

우리는 자신이 한 것은 잘 기억하지만

남들이 나게게 해준 것은 쉽게 잊기 때문에,

내가 약간 손해 보며 산다고 느끼는 것이

알고 보면 얼추 비슷하게 사는 것입니다.


(68쪽)

이후 깨달았습니다. 관계의 기본 마음가짐은 첫째로, 사람 한 명 한 명을 난로 다루듯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난로에 너무 가까이 가면 따뜻하다 못해 뜨거워 잘못하면 큰 화상을 입게 됩니다. 반대로 떠 너무 멀리하면 난로의 존재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될뿐더러 아주 쌀쌀하고 춥게 됩니다.


즉, 아무리 마음이 잘 맞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너무 오랫동안 바짝 옆에 붙어 있으면 꼭 탈이 납니다. 처음에는 참 좋았는데 밀착되는 관계가 오래될수록 점점 좋은 줄도 모르게 될 뿐만 아니라 지겨운 느김과 구속받는 느낌이 생깁니다. 이럴 경우, 서로 간의 심리적 공간을 주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이는 절친한 친구나 사랑하는 연인,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족 사이에도 해당됩니다.


(71쪽)
마지막으로, 좋은 관계를 잘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내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어떤 도움이나 선물, 칭찬 등을 받았다면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은혜를 꼭 같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삶은 어떻게 보면 끊임없는 '주고받음'의 연속입니다. 일반적으로 '도움'이라고 생각하는 금전적인 도움뿐만 아니라 말로, 마음으로, 행동으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으며 삽니다. 그런데 누군가에게 무엇을 주었는데 그것데 대한 고맙다는 회답조차 받지 못하면 상대에게 왠지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그래서 관계가 더 이상 깊어지지 않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75쪽)

망가지는 것도 용기가 있어야 해요.

내 스스로가 남들에 비해 대단하다고 느끼면

절대로 망가지지 못해요.

자기 자신을 내려놓고 소탈하게,

가끔은 망가질 수도 있어야

나와 사람들 사이의 벽이 와르르 무너지며 가까워집니다.


(80쪽)

아무리 서운해도 마지막 말은 절대로 하지 말아요.

그 마지막 말이

좋았던 시절의 기억마저도 모두 불태워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변했어요, 상황은 달라졌어도

추척을 그래도 남겨둬야 하잖아요.


(82쪽)

법구 비유경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향을 쌌던 종이에서는 향내가 나고,

생선을 묶었던 새끼줄에서는 비린내가 나는 것처럼

본래는 깨끗하지만 차츰 물들어 친해지면서

본인이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다산 정약용 선생님 재물을 숨겨두는 방법에 대해 쓰셨어요.

그 방법이 무척 지혜롭습니다.

"무릇 재물을 비밀스레 간직하는 것은 베풂만 한 것이 없다.

내 재물로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

흔적 없이 사라질 재물이

받은 사람의 마음과 내 마음에 깊이 새겨져

변치 않는 보석이 된다."


(127쪽)

나는 삼십대가 된 어느 봄날,

내 마음을 바라보다 문득 세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이 세가지를 깨닫는 순간,

나는 내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해지는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첫째는, 내가 상상하는 것만큼 세상 사람들은 나에 대해

그렇게 관심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일주일 전에 만났던 친구가 입었던 옷, 나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얼굴 화장이나 머리 모양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내 친구에 대해 잘 기억하지 못하는데

그 친구가 나에 대해 잘 기억하고 있을까요?


보통 사람은 제각기 자기 생각만 하기에도 바쁩니다.

남 걱정이나 비판도 사실 알고 보면 잠시 하는 것입니다.

하루 24시간 가운데 아주 잠깐 남걱정이나 비판하다가

다시 자기 생각으로 돌아옵니다.

그렇다면, 내 삶의 많은 시간을

남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을 걱정하면서 살 필요가 있을까요?


둘째는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해줄 필요가 없다는 깨달음입니다.

내가 이 세상 모든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데,

어떻게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줄 수 있을까요?

그런데 우리는 누군가가 나를 싫어한다는 사실에

얼마나 가슴 아파하며 살고 있나요?

내가 모두를 좋아하지 않듯, 모두가 나를 좋아해줄 필요는 없습니다.

그건 지나친 욕심입니다. 누군가 나를 싫어한다면

자연의 이치가 그런가보다 하고 그냥 넘어가면 됩니다.


그러니 제발,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

다른 사람에게 크게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라면

남 눈치 그만 보고,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 하고 사십시오.

생각만 너무 하지 말고 그냥 해버리십시오.

왜냐하면 내가 먼저 행복해야 세상도 행복한 것이고,

그래야 또 내가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생, 너무 어렵게 살지 맙시다.


(134쪽)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켜요.

잘생긴 나무는 먼저 베여 목재로 쓰입니다.

진짜 고수는 뛰어난 체하지 않습니다.


(149쪽)

우리 삶은 특별한 시간들보다 평범한 시간들이 더 많습니다.

은행에서 순번표를 뽑아 기다리고

식당에서 음식 나오길 또 기다리고

지하철에서 시간을 보내고

친구에게서 연락이 오면 문자를 보내고....

결국, 이 평범한 시간들이 행복해야 내가 행복한 것입니다.


집중만 하면 전화번호부 책도 재미가 있어요.

지금 삶에 재미가 없는 것은

내가 지금 내 삶에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디를 가도 손님이 아닌 주인이 되세요.

절이나 성당, 교회에 갔을 때

내가 손님이라고 생각하면 할 일이 하나도 없지만

내가 주인이라고 생각하면 휴지라도 줍게 됩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고, 어디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156쪽)

삶이라는 투수는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커브볼을

우리가 보기에는 아무런 이유없이

그냥 우리를 향해 가끔 던집니다.

이럴 때 절망하지 말고,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여름더위가 지나가듯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는 생각으로

힘내야 합니다.


(185쪽)

좋은 인연이란?

시작이 좋은 인연이 아닌

끝이 좋은 인연입니다.

시자근 나와 상관없이 시작되었어도

인연을 어떻게 마무리하는가는

나 자신에게 달렸기 때문입니다.


(216쪽)

무소유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닌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집착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아니다 싶을 때 다 버리고 떠날 수 있어야 진짜 자유인입니다.

반대로, 없어서 갈증을 느끼는데도 무소유라는 이름으로

참고 사는 것은 진짜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