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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발길이 머무는 곳

이맘때 들녁이 아름다운 앵무산 등산

 

 

 

 

 

 

 

 

 

 

 

 

 

 

 

 

 

 

 

 

지난주 내내 해남으로, 목포로, 담양으로 출장이 많았기에

토요일은 쉬면서 편안하게 하루를 마감했다.

일요일 오전까지 집에서 뒹굴거리다보니 무료했다.

다 늦은 일요일 오후

이대로 주말을 통째로 보내기엔 안되겠다싶어

오후 3시에야 남편과 앵무산에 올랐다.

 

들판 한가운데 우뚝 솟은 앵무산은

황금물결 넘실대는 이때쯤이면

노란 색으로 칠해진다

아직은 때가 되지 않았는지 완연한 노랑이 되려면

좀 남은 모양이다.

 

쉬지도 않고 잡아채는 남편을 따라가는 발걸음이 바빴다.

곡고산정상까지 50분.

앵무산 정상까지 1시간 반만에 올랐다.

여러 번 왔지만 이렇게 빨리 오른건 처음이다.

속도가 안맞아 숨이 가쁘다

아직은 여름 끝 더위가 남아있어 덥다.

그러나 기분은 상쾌하다.

붉은 칠면초가 한창인 순천만이 내려다보인다.

내친 김에 400미터 떨어진 정자까지 다녀온다.

미세먼진가 안갠가 시야를 가린다.

광양중마동 시청앞에 들어선 48층 고층아파트 불빛이

깜박인다.

 

내려오는 길,

곡고산정상을 거치지 않고

체육공원에서 왼쪽으로 빠져

약수터길로 내려온다.

보라색 칡꽃의 향기가 코끝을 스친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여겼는데

칡꽃향기가 이리 아찔하다니....

세상에 쓸모없는 건 없다는 걸 다시 깨닫는다

단지 인간의 기준으로 쓸모를 가렸을 뿐...

 

한시간 20분이 걸린 하산 길.

산길에 핀 뚝깔의 흰빛이 곱다.

어느 님 밭에 핀 부추꽃도 환하다.

덜 여문 나락의 겸손함도 곧 풍년이 올 것임을 알린다.

 

주변은 서서히 어두워진다.

배불리 먹은 저녁으로 낮에 한 운동이 헛방일지라도

그.만.하.면. 되.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