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다보니 늘 함께 하던 컴퓨터 앞에 앉을일이 별로 없네요
컴퓨터로 사진설명도 하고 그래야하는데
그때까지 기다리다보면
내 감흥도 달아나버리고 말아서
방학엔 이렇게 스마트폰으로 포스팅을 합니다
편하긴 한데 사진은 무조건 위,
그리고 글은 아래로만 위치하게 되어있네요
글자체도, 크기도 다르게 할 수도 없고
색을 입히지도 못하네요
그래도 손 안에서 완성하니 편하긴 하네요
저는 지금 창밖으로 충장로우체국이 보이는
충장로 1가 궁전제과 2층에 와 있습니다
거의 이십 년도 훨씬 더 전에 와보고
처음인 듯 합니다
예전 그 자리.
작지만 유럽의 어느 한귀퉁이 건물인 듯
고풍스런 건물이 오래전 기억속의 그곳과 똑같습니다
저는 광주에서 대학을 다녔지요.
자취방에서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와도
30분이면 이곳에 올 수 있었지요
간혹은 궁전제과 앞에 위치했던 삼양백화점에서
옷을 사기도 했고
자취생에겐 그림의 떡이었으나
그때는 상당히 고급이었던 화니백화점이나 가든백화점을
아이쇼핑 하러 돌아다니기도 했지요.
삼복서점은 저처럼 가난하고 책은 무지 좋아했던
사람들의 천국이었구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참새방앗간처럼 빠뜨리지 않고 들렀던 곳이
바로 이곳 궁전제과입니다
생크림빵을 엄청 좋아했지요
오늘도 생크림빵이 보입니다
조금전 사서 하나를 다 먹었습니다
아아.....
예전에 먹었던 그 맛이 아니네요
실망입니다
뭐든지 배고팠던 그 시절이라서 그리 맛났을까요?
뭐든지 사먹을 수 있는 이 풍요가 그 맛을 가렸을까요?
그냥 오래전 그 분위기에 휩쓸려
나 혼자 벅차고
가슴이 뜁니다
나랑 가장 많이 이곳을 들렀던 라미야, 남숙아
지금까지도 내곁에 오래된 친구로 남아줘서
참 고맙다.
우리 언제 함께 와서
그때 그 맛을 느껴보자.
끊임없는 수다 속에 추억이 버무려져서
분명 오늘보다는 더 맛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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