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이용하여 소설책을 한 편 읽었다.
지난 주엔 마른장마라 하여 비라고 하기에도 미안할만큼
찔끔거리더니
지난 금요일부터 퍼 붓듯이 비가 내렸다.
금요일부터 1박2일간의 교직원워크숍이 있었는데
순전히 물 구경만 하다가 끝난 듯 하다.
워크숍이 끝나고, 집에 왔는데 어찌나 잠이 쏟아지더니..
한 숨 자고 일어났더니 그 휴우증으로 밤이 깊어가도 잠이 오지 않고
그리하여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작가의 <달콤한 나의 도시>를 아주 재밌게 읽은 경험이 있어,
믿고 보는 소설가로 정이현을 기억해 두었다.
이 책은 90년대 소설이다.
김일성 사망,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무너짐이 글 속에 나온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또 가정적으로 소외되고 문제 있는
주인공 세미, 지혜, 준모의 세 아이의 성장담이 주 이야기였다.
재미있게 읽었는데 소설이라는 게 줄거리따라 가다 보니
크게 옮겨 적을만한 것은 없었다.
대신 맨 뒤의 작가의 말을 옮겨 적어본다.
세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세미, 준모, 지혜
맞서 싸울 절대악조차 없는 속되고 불확실한 세계, 가만히 존재하는 것만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그들의,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틈. 내게 베푼 그들의 관용을 오래 기억할 것이다.
이제 잠시 부풀어도 좋은 시간이다.
나의 90년대는 어땠을까?
나는 90년대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도 잘 모른다.
세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 키우느라 내 생활은 하나도 없던 시절이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보람찬 시간이기도 했고,
가장 힘든 시절이기도 했다.
지나놓고 보니 인생이 한 순간 같다.
참 속절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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