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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생태수도 순천

(순천여행) 노루가 사는 땅, 순천 봉화산 오르는 길

 

2016.6.11~12

 

연달아 이틀 봉화산엘 갔다

봉화산은 용당동, 생목동, 조례동 등

오르는 코스가 다양한만큼 그 덩치도 크고 넓다

순천 산 지 20년이 넘었는데

정상을 가본 건 두번 정도 뿐이다

그것도 마지막으로 가본게

아이들 어렸을 때니 십 년도 더 된 옛날이다

 

봉화산 꼭대기에 닭불고기 집이 있었다

마땅한 평상도 없는데서

시장 좌판 아줌마들이 쓰던 플라스틱 방석을 의자삼아

삼삼오오 모여앉아 숯불에 구워먹는 닭불고기가

은근 멋스러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현 순천시장인 조충훈 시장의 당선이후

봉화산은 약 4시간 정도가 걸리는 둘레길이 만들어지면서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고

봉화산 정상에서 구워먹던

닭불고기는 순천시민 추억에서나 찾을 수 있게 되었다

 

2주전 집과가깝다는 이유로 무료한 일요일

별 기대없이 남편과 봉화산을 오게 되었다

그런데

우연하게 오른 봉화산 등산로가 생각보다

잘 정비되었을 뿐더러

둘레길에 비해 오르막이 있어 운동량도 꽤 되기에

이번주 이틀간 연속으로 오게 되었다

오늘도 우리의 코스는 둘레길이 아닌

경사급한 오르막 코스

조례동 봉화그린빌 아파트 부근에 주차하고 고고!



 

 

 

 

 

정상에는 예전에는 없었던 표지석이 있다

이왕 만들려면 좀 이쁘고 그럴 듯 하게 할 것이지

조형미가 너무 없이 밋밋하다

실망이다

 



 

미세먼지인지 안개인지 날씨는 흐린데

사진의 가운데 봉우리 세 개가 이어진 순천의 상징 삼산도 보이고

그 아래 내가 십 년이나 터잡고 살았던

용당동 삼성아파트가 보인다

결혼 5년만에 저 집을 분양받고

나 ...참 행복했었는데...

방안에 누워 보름달 보면서....

이리 좋은 집이 우리집이라는 생각에 기뻤었는데....

 

시간이 쏜살처럼 빠르네

그 집에서 태어난 막내가 스무 살이 넘어서

내 품을 떠나간지도 삼 년이 되어가니...

아~~~품 안의 자식이던 그때가 그립네

그러나

절대 부럽진 않아요

지금의 자유로운 영혼 너무너무 좋아요 ㅎ


올라가는 길에 유난히 산딸나무가 많았다.

나비처럼 고운 꽃, 산딸나무


 

산수국도 있었다.

수국의 가운데만 진짜 꽃이고,

우리가 꽃이라고 알고 있는 바깥 쪽 꽃은 실은 무성화

꽃과 나비를 불러들이기 위한 영리한 꽃의 전략....


둘레길도 있고 등산로도 있어 코스가 다양하다.

둘레길은 힘들지도 않고 전체가 그늘로 되어 있어

여름산행에 적합하다.

도심 한 복판에 이런 산이 있다는 건 순천 시민의 자랑이다.


여름꽃 나리가 피었다.


이 역시 여름 야생화

까치수영아, 반가워~~~


청미래의 푸른 덩쿨도 다시 보니

반가워~~~~


 

와, 신기해~

이 사진 당겨 찍은 게 아니다.

사람들 지나는 길가에서 놀고 있는 노루

순천시에서 50마리인가 방생했다고,

옆에 있던 친절한 시민이 말해준다.

그래선지 지천에 노루다

(첫 날 한 마리, 둘째날엔 8마리를 보았다)

농작물 피해는 없는지 걱정이 되지만

사람들 무서워하지 않고 저렇게 망중한을 즐기는 걸 보니

신기하면서 행복해진다.


사람과 자연이 공생하는 아름다운 순천 봉화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