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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발길이 머무는 곳

석굴암에서..

 

 

 

 

 

 

 

 

 

 

 

 

2016년 6월 2일(목)

 

늘 차를 가지고 움직였기에 대중교통은 오랜만이다

어른 1,700원을 주고 불국사와 석굴암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탔다

키가 작고 다부진 체격의 나이지긋한 어르신이 기사이다

15분가량 초록빛 세상으로 난

구불구불한 길을 오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오래전 젊은 시절에는 서울로 부산으로 관광버스 운전을 하셨다 한다.

그것도 가장 노련한 기사가 운전하는

1호차 기사를...

 

불국사가 운영하는 불국유치원이 있는데

들어가려면 경쟁률이 치열하다 한다

내가 예전에 근무하던 순천 외서 아이들은

일요일마다 송광사법회에 참여하더라고 했더니

우리나라 3대 사찰 이야기가 줄줄이 따라나온다

줄어가는 농촌 아이들 이야기,

불국유치원이야기를 하고보니

금세 내릴 시간이다

 

잘 닦여진 흙길

그 길에는 귀여운 아기다람쥐도 많더라

8명의 아이들과

3명의 인솔교사가 손잡고 오르는 길

석굴암 입구의 화려한 연등이 우릴 반긴다

 

유리로 둘러싸인 석굴암 안에 오늘은 웬일로

스님 한 분과 신도 예닐곱이 불경을 낭송하고 있다

속없는 관람객 어르신 한 분이

누군 들여보내주고

누군 못들어가게 한다고

투정이 대단한데

석굴암 부처님은 말이 없다

 

인자하게도

근엄하게도 보이는데

그저 바라만보아도 맘이 편안해진다

그 어떤 부처님보다 잘 생긴 부처님이다

가장 단단한 돌 화강암에

인간의 숨결같은 따스함을 넣었을까?

고독을, 힘듦을, 상처를, 원망을, 미움을, 슬픔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주는 듯 하다

 

"바라보고 있으니 부처님 뒤로 아우라가 느껴져요"

 

함께 관람한 선생님의 짧은 평이

가슴에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