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한 번 잘지었다
꽃양귀비.
당나라 현종의 사랑을 등에 업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다
38세의 나이에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했다는 그녀
서시, 왕소군, 초선과 더불어 중국의 4대미인인 그녀
경국지색의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지녔다는 그녀
그녀의 이름을 딴
꽃양귀비가
신록이 한창인 5월의 서천변을 온통 환하게 밝힌다
지금은 광양서천변이라고 불리어지지만
나 어릴 적 이곳은
도치바구(도끼 모양의 바위?)와 개머리로 이어지던
냇가였다
둘 다 여름이면 동네 아이들의
멱감던 곳이었고
주민들이 이불도 빨고,
빨래도 하던 빨래터였다.
세월은 흐르고 흘러
이곳은 옛모습을 찾을 길 없게 달라졌다
냇물은 사방공사로 넓어지고
냇가 양옆은 잔디광장이나 분수, 벚꽃이 심어진
화려한 곳이 되었다
그리고 도월리와 연결된 이곳 서천변엔
봄에는 유채, 꽃양귀비가
가을이면 코스모스가 군무를 추는
꽃밭이 되었다
그리 길지도
그리 넓지도 않은 길이지만
갈때마다 따뜻하게 느껴지는건
이 나이가 되도록 딸래미 AS해주시는 엄마가
옆에 계시고
내 가슴 고이 자리한
오래된 추억이 함께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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