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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햇빛고을 광양

<광양여행> 혼자보다는 둘이, 둘이 보다는 여럿이 더 좋은 광양백운산둘레길

2016.04.17


실은 순천만정원을 가고 싶었지요.

튤립이 이번 주가 가장 이쁘고

이 주 전에 보았던 유채도 활짝 피었다는 소식을

밴드 지인들이 여러 명 전해 주었기에요.


일요일,

남편은 골프약속 있다고 나가 버리고

어제에 이어 오늘도 혼자 집지킴이 되었기에

뒹굴 거리고 있었지요.

"따르릉~~~"

드물게 울리는 집전화를 받고 보니

광주에 사는 딸아이 였습니다.

"심심해. 이번 주에 내려오지 그랬어?"

"엄마, 라미 이모 불러내서 같이 놀아."

"일요일인데 가족과 함께 있어야지?

"아니야, 엄마! 라미 이모도 아이들 다 커서 혼자 놀기 심심할거야."


딸아이의 말에 용기를 내어 친구에게 카톡을 보내보니

기다렸다는 듯이 콜~~이네요.

그렇게 하여

태풍도 아닌데, 지난밤 비바람에 이어

바람이 엄청나게 부는데

언제가도 좋은 백운산 둘레길을 친구랑 가게 되었습니다.


이제 막 물오른 나무에는 연두빛 새순이 돋고 있네요.

나이들어 갈수록

대자연의 신비가 감동으로 다가오는데

해마다 반복되는 이맘때의 나무에 새순돋는 광경이

'아름답다'는 말로는 부족하게 여겨집니다.

둘레길은 이처럼 흙길입니다.

여타의 둘레길처럼 좁은 길이 아니라

차도 거뜬히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의 큰길이지요.

아직 남아있는 벚꽃 나무 아래를 지나가는 부부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입니다.

지난 밤 비가 엄청 내렸는지 도로에까지 물이 넘칩니다.

여기 여러 번 왔지만 이런 모습 처음입니다.

편백나무 숲도 곳곳에 보입니다.

잘 생긴 편백림이 주는 치유의 효과도 크리라 봅니다.



이 둘레길에는 애기단풍도 많습니다.

가을이면 그래서 단풍이 더욱 아름답지요.

다른 나무에 비해 일찍 자란 애기단풍이

바람에 춤을 추고 있네요.



물길이 아닌 곳에서 계곡을 이뤄 흘러갑니다.

간만에 비가 무척 많이 왔나 봅니다.


한 시간 정도의 짧은 둘레길 걷기

돌고 났더니 백운산 수련관이 나옵니다.


이곳의 물소리도 한여름 계곡물 소리처럼 힘찹니다.


잘 정비된 정원

어제 비로 말끔히 갠 하늘,

눈길을 사로잡는 연산홍 붉은 빛이

이 봄날을

환하게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