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3분 거리에 있는
우리 학교는 약간 지대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
최근
교장선생님의 수고로움 덕분에
우리 학교에도 둘레길이 만들어졌다
학교 뒤로 3분만 올라가면 보이지 않던 요런 바다가 보인다.
점심을 먹고
학교 뒤 작은 동산을 한바퀴 돌고
다시 학교로 내려오면
딱 십분이 걸린다
그곳을 지나다 만나게 되는 야생화를 오늘은 찍어보았다.
개불알꽃이다.
작고 이쁜 보라색 꽃잎에 비하여 너무나 험한 이름이 붙었다.
다른 이름은 '봄까치꽃'이다.
봄까치꽃
이해인
까치가 놀러 나온/잔디밭 옆에서
가만히 나를 부르는 /봄까치꽃
하도 작아서 눈에 먼저 띄는 꽃/ 어디 숨어 있었니?
반가워서 큰 소리로 내가 말을 건네면
어떻게 대답할까?/부끄러워
잊었던 얼굴이 더 얇아지는 꽃
잊었던 네 이름을 찾아/ 내가 기뻤던 봄 노래처럼
다시 불러보는 너,
봄까치꽃
잊혀저도 변함없이/제자리를 지키며
나도 너처럼/그렇게 살면 좋겠네
어느 집 마당에 할미꽃이 지천이다.
"할미꽃"
보기가 귀해선지 반가운 마음이 절로 든다.
"흰민들레'도 보인다.
흰민들레는 노란 서양민들레와 달리 토종민들레다.
조용필 노래가 생각난다.
"일편단심 민들레야~~"
왜 민들레보고 일편단심이라 표현했을까 궁금했었다.
노래에 나오는 민들레는 아마도 토종흰민들레를 말하는가 보다.
민들레는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풀이다.
땅위의 30센티 정도의 줄기에 비해 땅 속 뿌리는 줄기의 5~6배의 깊이로 뻗어있다.
그리하여 웬만큼 사람들에게 밟혀도 거뜬히 다시 일어설 수가 있다.
재밌는 것이 이 흰색 토종민들레는 같은 토종 민들레하고만 혼인을 한다.
아무리 서양민들레가 꽃가루를 달라고 애원을 해도 처녀로 늙어 죽을 지언정
절대로 혼인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 일편단심의 상징이 되어도 마땅한 자존심 강한 꽃이다.
학교로 돌아 나오는 길.
이리 정갈하게 밭을 가꾸는 사람은 누구일까?
갓도 보이고, 얼갈이 배추도 보이고,
부지런한 농부의 손끝에서
봄이 무르익어가고 있다.
이런 아름다운 학교에서 근무할 수 있는 행운에 감사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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