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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율포앞바다를 기록하다

회천의 봄소식 제 1탄

해마다 반복되는 봄인데도 봄이 오면 괜히 마음이 설렙니다. 오늘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 본 수선화만 해도 그렇습니다.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 수선화가 늘 피던 그 자리에서 고개를 내밀었네요. 아직은 바람이 찬 듯, 수줍게 고개숙인 그 모습이 놀랍고 반가워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둘러보니 주말에 봄비가 왔다고 얼굴 내민 꽃들이 한 두개가 아니네요. 언 땅을 뚫고 나온 생명의 신비가 놀랍습니다. 이 땅에 잠시 머물다 가는 인간의 입장으로 보면 부럽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그 신비가 놀라워 거미줄 치다시피 뜸했던 블러그에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이름하며 "회천의 봄"



고운 연두 줄기에 이리 고운 꽃이 달렸습니다.

뜸을 들이지도 않고 화끈하게 얼굴을 보여주네요.

바람이 찬 듯 고개숙인 저 이쁜 꽃을 볼 수 있어서 오늘 저는, 행복합니다.


누군가 히야신스 구근을 화단에 두었던지

여기서도 이렇게 작고 이쁜 꽃송이가 매달렸어요.


색깔이 다른 히야신스


누군가는 봄까치꽃이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개불알꽃이라고도 하고.....


밭둑 어디서나 흔하게 보는 광대나물도

이렇게 이른 봄에 얼굴을 내밀어요.

초록의 이파리도,

연보랏빛 꽃도 장미보다 이뻐요.

백합보다 이뻐요.


쑥도 얼굴을 내밀었네요.

어머, 무당벌레도 보여요.

긴 겨울, 어디 숨어 있었을까요?

쑥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어요.

보름 전에 먹는 쑥은 약쑥이라고 하던데.....

2월이 되려면 이틀이나 남았으니 지금 먹어도 약이 되겠지요.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저 혼자 캔 쑥입니다.

봄을 캐는 기분이 그만인데요. ^*^


우리 학교의 유일한 매화나무에도 언제 이렇게 꽃이 활짝 피었을까요?

이 작은 나무에 메실이 열리면 그 걸 액기스로 담아

급식실 일 년 설탕이 된다네요.



꽃이 아무리 아름답다 한들,

오늘의 주인공은 요녀석들입니다.

개학하고 4일째 되는 오늘 점심시간에 드디어 출동했습니다.

단 4명 뿐인 5학년 전체 학생이 편을 나눠 축구를 합니다.

꽃과 풀들의 아우성이 아무리 대단하다 한 들,

이 아이들을 이기지는 못합니다.

4명이 지르는 함성이 학교를 들썩이게 하네요.

꽃같은 이 아이들이 있어 회천의 봄은 더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