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치원 아이들의 요리체험이 있는 날(2015.6.23)
우리 학교에는 네 분의 다문화 엄마들이 계십니다.
베트남이 한 분, 중국이 세 분인데
말하지 않고서는 잘 모를만큼 생김도 말씨에서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오늘은 그 분들 중 두 분의 엄마들이 오셔서
요리를 하는 날입니다.
지혜엄마는 아이들과 눈맞춤하며
간단한 인삿말을 중국어로 해 봅니다.
듣는 자세가 사뭇 진지하네요.
맨 처음 만든 요리는 중국식 볶음밥
분명 요리 체험인데 아이들은 구경만 하고 있고,
요리는 엄마가 다 하고 있네요. ㅎㅎ
우리 학교 유치원은 여초 현상이 심각해요.
여학생은 13명, 남학생은 단 4명 뿐입니다.
개구쟁이이기도 하지만 잘 생긴 꼬마신사들이 많아서
인기 만점입니다.
드디어 중국식 볶음밥 완성!
한국 볶음밥과 무엇이 다를까요?
아하, 달걀지단을 부친 후 그걸 흩트려 군데군데 노랗게 색을 낸 게 좀 다르군요.
볶음밥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
맛있게 잘 먹습니다.
아이들은 요리체험이 아니라 요리 시식팀? ㅋㅋ
두번째 요리사는 수진이 엄마입니다.
아직도 아가씨처럼 고운 모습이지요.
오늘의 요리 메뉴는 베트남 월남쌈입니다.
이미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메뉴 중 하나지요.
각종 채썬 채소와 월남쌈, 깐 새우, 쌀국수가 보이네요.
단아하고 고운 수진이 엄마의 모습에
지우가 반했을까요?
ㅎㅎ
와우, 드디어 월남쌈 완성입니다.
준비된 소스에 월남쌈을 찍어 단아가 먼저 시식.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맛깔스러워 보이지요?
'고부열전'이나 '러브인 아시아' 같은 TV 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 가정에서의 일상을
엿볼 때가 있습니다.
특히나 고부열전은 며느리의 고향을 시어머니와 함께 찾아
며느리의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 오는 프로그램이지요.
간혹은 보면서 가슴이 찡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나 사람이 아주 많은 해변이나 시장을 찾았을 때
오로지 며느리만 바로보는 시어머니의 두려움 가득한 눈빛을 보면서
'역지사지'의 감정만 느끼는 것만으로도
이 프로그램은 성공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낯설고 물설은 타국에서 남편하나 의지하고 온 땅.
사랑보다는 그 이외의 요소가 더 크게 좌우되어서 선택되었을 삶.
낯선 타국에서 그네들이 얼마나 힘들게 정착했을지....
고향에서는 누군가의 귀한 딸로, 다정한 언니, 동생이었다는 사실을
시어머니나 남편이 인식하고
진정한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
늘어만 가는 이땅의 다문화 가정들이 꿈꾸는 미래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맛있고 위생적인 요리체험으로 우리 아이들의 한나절을
즐겁게 해 주신 두 분 어머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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