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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발길이 머무는 곳

강진여행- 아름다운 수국길 강진 고성사, 다산의 발자취 보은산방을 찾아서(2015.06.16)

학교 화단에 1미터 가량의 꽃대를 올린 보라색 꽃이 피었다.

그 이름을 몰라 '6월에 피는 보라색 꽃' 등 이리저리 검색하다가

강진 근처에 아름다운 수국꽃길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퇴근 후 마음 맞는 두 분의 선생님과 함께 길을 나섰다.

 

 

 

강진읍내 사람들이 주로 찾은 보은산 아래 고성사 들어가는 길목에는

원래 수국이 많이 피어있었는데

작년에 군에서 2만 5천주를 더 심어 '수국꽃길'을 조성하였다.

아직은 덜 피었고,

또 작년에 심은 나무는 덜 자라 

그리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생태공원을 조성할 모양인지,

작은 저수지가 있어 들어가는 길이 더 운치가 있다.

 

 

 

수국은 6월 초순경이면 꽃이 핀다.

토양의 성질에 따라 꽃색깔이 달라진다.

산성에서는 푸른색,

알카리성에서는 붉은색의 꽃이,

중성 토양에서는 흰색이 핀다고 한다.

꽃색깔에 따라 각기 다른 나무인 줄 알았는데

올해 수국검색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다,

 

그런 탓인지 꽃말은 '변심'이다. 재밌다.

 

 

 

 

 

여긴 알카리성 토양이리라

 

 

여긴 산성토양

 

 

그리고 여긴 중성토양

 

 

 모양이 조금 다른 이 수국은 '산수국'이다.

산에서 자라고, 물을 좋아하고, 국화처럼 풍성하여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가운데 자잘한 꽃이 암술과 수술이 있는 진짜 꽃이다.

그런데 꽃이 너무 소박하여 벌과 나비를 불러모이기가 힘드니

꽃잎이 화려한 가짜꽃으로 유인하려고 바깥에 꽃잎을 더 달았다.

꽃들의 전략이 기발하다.

 

 

 

 

 

고성사 입구에 들어서니 왼쪽으로 '보은산방'이 보인다.

보은산방은 다산 정약용 선생과 관계가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다산은 강진에 유배되어 18년간이나 기거하였다.

처음 강진땅에 왔을 때 머물 곳이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주막집 노파가 주막집에서 기거하게 해 주었다.

4년 정도가 흐르고 다산의 아들이 아버지를 찾아 공부하고자

강진땅을 찾았는데 머물 곳이 마땅하지 않았다.

그것을 안타깝게 여긴 혜장선사가 머물 곳을 마련하여 주었는데

그곳이 바로 이곳 '보은산방'이다.

 

 

 

 보은산방의 모습

 

 

 

여긴 고성사

아무도 없는 한가로운 절이었다.

온 김에 부처님 전에 인사나 드릴까 하여 갔더니

경보음 울리는 바람에 놀라서 다시 나오고 말았다.

언젠가는 차분히 인사드릴 날 있으렸다.

 

 

고성사 대웅전의 모습

"대웅전 정면에서 보는 풍경이 절경이다"는 지론에 따라

계단을 오르는 교장선생님 뒷모습. ㅎㅎ

 

 

강진읍내는 옅은 안개에 싸여 있었다.

가로지르는 저 전기줄이 없었더라면....하는 아쉬움을 가진다.

 

뜻하지 않게 이루어진 고성사와 보은산방, 그리고 수국꽃길 여행

항상 그렇지만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보다 누구랑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오늘 동행자 셋은 공부하기 좋아하고,

작은 풍경 하나도 스쳐 보지 않고 제대로 공부하기에

참 좋은 길동무였다.

 

계획없이 훌쩍 떠난 짧은 여행으로 오늘이 배부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