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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발길이 머무는 곳

서울여행-경복궁 경회루-인터넷 예약하면 더 자세히 볼 수 있어요.

경복궁은 언제가도 좋다.

단풍이 아름다운 가을에 가도 좋고,

이번처럼 연초록 새 이파리 막 돋아나는 봄에 가도 좋다

개나리, 벚꽃, 왕배나무, 철쭉, 조팝나무 등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서 더 좋다.

가 보진 않았지만 눈내리는 경복궁도 분명 멋지리라 생각되어진다.

갈 때마다 한국 사람보다는 중국인이 너무 많아서

경복궁 역시 인사동처럼 중국인에게 점령당한걸까? 생각되어지긴 하지만 말이다. ㅎㅎ

 

 

 

 

남쪽엔 이미 지고 없는 벚꽃, 여긴 한창이었다.

반갑다

몽글몽글 솜사탕처럼 피어나는 아름다운 벚꽃.

메마른 가지 어느 곳에 꽃눈을 숨겨두었는지 잎도 없이 일제히 일어나는 개화가 놀랍고

어느 순간 절정을 맞이하고는

화르르 한꺼번에 낙화를 시작하는 그 마무리도 경이롭다.

 

 

이번에는 경복궁, 그 중에서도 경회루를 집중적으로 보기로 했다.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7개월간 특별관람 기간이라 하여

하루에 3번씩 인터넷 신청을 받아 관람을 허용하고 있다.

한 번에 100명씩, 10시, 오후2시, 오후4시 이렇게 세 번이다.

주의할 점은 화요일에는 운영하지 않는다는 사실.

입구에서 스마트폰 확인증과 전화번호, 그리고 신청 인원수를 확인하고

입장을 허가한다.

5분이라도 늦으면 입장이 불가능하다.

입구에 있는 커다란 문을 바로 닫아버리기에

그런 탓인지 100명 예약이라는데 실제로 아리따운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듣는이는

50~60명쯤 될까 말까?

 

 

 

 

 

멀리 청와대를 품은 북악산이 보인다.

 

 

경회루는 경복궁에 있는 누각으로 연회 장소로도 쓰였고,

왕의 즉위식이나 혼례식, 외국사신을 모시고 연회를 베풀던 곳이기도 하다.

또 비가 오지 않을 때는 기우제도 지낸 곳으로,

국보 제224호로 지정되어 있다.

 

화려한 단청무늬 천장에는 꽃이 한가득이다.

 

1층에 있는 돌기둥의 개수는 48개,

바깥쪽 네모난 기둥 24개는 24절기를 의미하고

안쪽 둥근기둥 24개는 주역에서 말하는 8궤와 일 년 열두 달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고,

사람의 마음은 평화로운

우주의 조화를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한다.

건물 하나에 우주만물의 원리가 다 들어있다.

 

바닥

 

들어오는 문은 세 개가 있다.

왕은 어느 문으로 행차하셨을까?

문화해설사의 질문에 대다수가 가운데라고 말했다.

틀렸단다.

아닌게 아니라 지붕을 보니 솟을대문의 높이가 다르다.

왕은 사진의 맨 오른쪽 문으로 들어왔다고 한다.(이견문)

나머지는 왕자와 왕족들이 출입하던 함홍문,

신하들이 드나들던 자시문이 있다.

관람객들은 모두 왕족이 되어 함홍문으로 들어선다.

이때가 아니면 언제 들어와보랴?

예약해둔 딸아이가 한없이 기특하게 여겨지는 순간이다.

 

이층으로 올라서니 나즈막한 산과 잘 생긴 소나무, 푸른 하늘이 한 눈에 들어온다

보이는 풍경마다 액자에 담긴 듯 아름다운 산수화가 펼쳐진다.

액자처럼 보이기 위해 창틀을 액자 형식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확 트인 전경, 그리고 넓은 마루가 보인다.

경회루는 조선 3대 목전 건물 중 하나로

근정전, 종묘정전과 더불어 단일 평면적으로는 가장 큰 건물 중 하나라고 한다.

이 누마루는 약 300명 정도가 한꺼번에 앉을 수 있다고 한다.

1,200명이 모였다는 기록도 있단다.

 

앉아서 서서, 자유롭게 설명을 듣는 관람객들.

누마루는 맨발로 직접 걸어보는 게 가장 좋다고 한다.

한복이 참 잘 어울리는 단아한 문화해설사가 조곤조곤 경회루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모습도, 목소리도 아름답다.

 

경회루 누각에서 바라본 전각의 모습

미술관에 온 듯 아름다운 모습이다.

 

 

 

 

 

 

 

 

 

 

조선 건국 당시 작은 누각만이 존재했던 이곳은 땅이 습해서 누각이 기울자

태종 때 샘을 파고 연못을 넓힌 뒤 경회루를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임진왜란 때 불에 타서 돌기둥만 남았고,

이를 고종 4년 때 다시 세운 것이 오늘에 이른다고 한다.

 

소나무가 심어져 있는 두 이 섬을 '만세섬'이라고 한다.

이 곳에 연꽃을 심어놓고 호화로운 배를 타고

경회루에서 만세섬까지 오고가며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경복궁 북쪽 향원정에서 흐르는 물이 이곳 경회루로 흘러들고

청계천과 한강으로 흘러들어가게 되어 고여있는 물이 아니라

흐르는 물로 되어있는 곳이 바로 이곳 경회루 연못이라고 한다.

 

빼어난 건축미를 자랑하며 600년을 견뎌온 경회루 누마루를

걸어본 것만으로도 왕족이 된 듯

오늘 하루가 행복하다.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