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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발길이 머무는 곳

<구례여행> 화엄사 연기암-연두빛 세상, 그리고 문수보살이 주는 참 좋은 세상

 

친구들과의 일박이일 모임.

원래 예정되었던 공주에서의 모임이

고향을 떠나 생활하던 아이들의 원에 의해

갑자기 광양으로 옮겨졌다.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 끝에 중학교 때 수학여행지였던 구례 화엄사를 떠올렸다.

순천에서 40분이면 닿을 수 있고,

각종 보물과 국보가 가득하여 볼거리도 많은 곳이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학창시절을 떠올릴 수 있기에

 

그랬는데, 6명이 다 모인 시간이 늦어버린지라 화엄사 당도하고 보니 오후 4시

화엄사는 가볍게 패쓰,

오늘은 평소 와 보고 싶었던 연기암으로 직진이다.

거리는 3.9키로미터

걸어가기에는 멀다.

차를 타고 가는 사람도 많다.

우리도 차를 가지고 들어섰다.

연두빛세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차를 가지고 이 길을 간다는데 말이 안된다.

결국, 갓길에 차를 주차하고는 걷기 시작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아름다운 숲길은 걸어주는 것이 숲에 대한 예의니까....

 

 

 

화엄사에는 암자도 많다.

암자 순례만 해도 의미있을 듯...

금정암도 보이고.

 

이 아름다운 숲길에 먼지를 일으키며 가는 차가 미워보인다.

아차, 나도 그럴 뻔 했지?

 

비 온 뒤 끝이라 계곡에는 물 흐르는 소리 요란하다.

군데군데 이런 작은 폭포도 있다.

 

걷고 또 걸어도 자꾸만 걷고싶은 참 아름다운 숲길이다.

피톤치드와 음이온이 풍부한 최고의 산책로라고 소개된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아름다운 숲, 그 자체이다.

 

 

 

 

 

바람도 구름도 연기암에 머물러 섬진강을 내려다 보지 않고는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는 천년고찰 연기암은 해발 560고지 화엄사 암자로서 섬진강이 내려다 보이는 수려한 경관과 사계가 늘 아름다운 문수보살 기도도량이다.

화엄사의 원찰인 연기암은 1500여년 전 백제 성왕 때 인도의 고승 연기조사께서 화엄사를 창건하시기 전에 최초로 토굴을 짓고 가람을 세워 화엄법문을 설파한 유서깊은 고찰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임진왜란 때 잿더미로 변해서 400여년 동안 칡넝쿨과 가시덤불에 파묻혀 축대만 남아 세월이 무상하게 흘렀다.

이제 종원선사께서 복원의 서원력과 불자들의 힘으로 1989년 대적광전, 문수전, 관음전, 적멸당, 심우당 등을 건립하였으며 국내 최대 문수보살상(높이 13미터)을 조성하여 화엄법문이 지리상에 다시 울리고 세계로 퍼져 나가 모든 중생이 화엄의 열락에 동참토록 도량을 중창하였다.

(화엄사에서 연기암 오르는 입구에 있는 소개글에서)

 

 

 

국내 최대의 문수보살상(높이 13미터)

인자한 문수보살상 앞에는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연등이 화려하다.

 

멀리 섬진강이 보인다고 하는데

오늘은 옅은 안개에 싸여 흐릿하다.

 

초록이 지천이라 어디를 찍어도 작품사진이 된다.

초록인 듯, 연두인 듯, 하지만 자세히 보면 하나도 같은 색깔이 없는

자연만이 빚을 수 있는 예술 작품이 된다.

 

완만한 능성이가 주는 이 편안함.

 

 

 

지는 꽃도 아름답다.

 

 

연두와 대조를 이룬 철쭉의 화려함이 눈부시다.

 

빗살 하나도 예스럽다.

문수전 흘림 글씨도 정겹다.

 

 

 

 

 

국내 최대 문수보살 기도성지 화엄사 원찰 '연기암'

섬진강이 보이는 곳.

 

이 좋은 곳을 나는 왜 이제야 안 것일까?

이제 온 것이 원망스러운 정도로 아름다운 절집이었다.

차가 지나갈 때마다 먼지 마셔가며 3.9키로, 가볍게 걷기에는

약간은 부담스런 길을 다녀왔다고

'연기암' 정말 아름답다고

고향이 구례인 선배에게 자랑삼아 말했더니 그 선배 왈

"계곡 따라가는 2키로 정도되는 오솔길 있어.

그 좋은 길 놔두고 왜 큰길로 갔어?"

 

조만간 연기암에 또 찾을 날을 예비하기 위하여

오늘의 어리석음을 주시는 것이겠지?

 

아름다운 절집 '연기암'에 다녀온 것만으로도

오늘이 배부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