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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햇빛고을 광양

광양여행-봄이 피어나는 옥룡사지 동백숲과 운장사

여수에 새로 생겼다는 해상 케이블카를 타러 지난 설 연휴에 갔었다.

거북선 대교를 건너기도 전에 어찌나 길이 밀리던지 되돌아 와야만 했다.

 

2월의 마지막 날 이번에는 여수 오동도를 갔었다.

동백도 보고 새로 개장했다는 해상케이블카도 탈 욕심이었다.

아침이니 좀 한가하지 않을까? 나선 길이었다.

 

웬걸?

바람부는 오동도엔 사람이 너무 많았다.

어깨를 부딪히며 오동도 입구 방파제를 걸을 엄두가 나지 않아 역시나 되돌아왔었다.

 

하여 동백을 보러 오늘은 가까운 옥룡 동백숲으로 떠났다.

 

 

옥룡사는 광양시 옥룡면에 위치한 절이었다.

과거형을 쓰는 이유는 화재로 소실되고 지금은 터만 남아있기 때문이다.

백운산(1218미터)의 한 자락인 백계산(505미터)의 남쪽에 위치해 있는 이곳은 신라만 고승 풍수의 대가로 알려진 도선국사가 옥룡사의 땅 기운을 보강하기 위하여 동백나무를 심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는 유서깊은 곳이다.

도선국사는 이곳에서 35년을 머무르면서 후학을 길러낸 곳이라 인근에는 '도선국사 마을'이 있어 아이들을 위한 동양화체험, 다도체험, 염색체험, 전통음식 만들기 체험등을 할 수 있는 곳으로 활용되고 있다,

 

들어가는 입구 진입로.

언뜻 보아도 동백나무의 규모가 크다.

100년 이상된 동백나무가 7천여 주 가까이 되어 이 동백나무 숲은 지난 2007년 유홍준 교수가 문화재청장으로 있을 당시 천연기념물 제 489호로 지정되어 있다.

규격이 크고 생육상태가 양호하며 보존가치가 높다고 하여 지정되었다고 한다.

또 남부지방에서 사찰 주변에 조성된 동백숲의 전형을 보여준 점도 높이 평가된 모양이다.

 

아직은 꽃이 핀 곳보다 피지 않은 곳이 더 많다.

보름 정도는 더 있어야 만개하지 않을까?

 

 

 

옥룡사지 동백꽃은 옥룡사지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누가 만들어 낸 말일까?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지키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글귀다.

 

제7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는 표지판도 보인다.

 

복사꽃 오얏꽃이 곱고 무성하지만

그 경박한 꽃은 믿기 어렵고

소나무 측백나무는 고운 안색이 없어

귀한 바는 추위를 이여개는 것뿥이네

동백은 어여쁜 꽃이 있으면서

또한 능히 눈 속에서 피어나게

깊이 생각건데 측백보다 나으니

동백(겨울 측백나무)이란 이름은 마땅하지 않네

 

이규보의 <동백화>에서

 

고결함은 매화와 같고

아리따움은 매화보다 낫네

이 꽃이 우리나라에 많으니

마땅히 봉래도라 불러야 하리

 

성삼문 , <눈 속의 동백꽃>중에서

 

눈이 솔과 대나무를 눌러서 꺾으려 하는데

많은 붉은 꽃 여러 송이 참신하게 피었네

산 사립문 적적하게 오는 사람 없는데

때때로 산속의 새가 몰래 꽃을 쪼려고 오네

 

계곡 장유<눈 속의 산다화>중에서

 

 

여기서 산 속의 새는 동박새를

산다화는 동백꽃을 말한답니다.

동박새는 크기가 참새만 한데, 온몸이 동백 잎처럼 녹색이고, 눈이 하얀태로 둘러싸여 있는 게 특색입니다. 그래서 수안 혹은 수안아라고 불립니다. 동백꽃의 꿀을 좋아하여 동백꽃이 피면 겨우내 떼를 지어 동백숲을 배회합니다. 참으로 앙증맞은 새인데 노래솜씨 또한 뛰어나서 휘파람새와 다툴 만 합니다.

기태완 지음 <꽃, 들여다보다> 25쪽에서 옮겨적다.

 

 

 

 

이곳은 옥룡사 터가 있던 곳이다.

1878년 화재로 소실되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터만 이렇게 남아있네.

 

 

햇살좋은 오늘은 아이들 놀이터가 되었다.

'얼음땡 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재미있다.

 

 

그 아이들의 엄마로 보이는 한 무리의 사람들.

봄볕이 참 좋은 날이다.

 

입구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넉넉히 잡아도 십 여분이면 충분하다.

도선국사 참선길도 20분이 채 걸리지 않고,

선의 길로 돌아도 10분이면 된다.

운암사로 내려가도 마찬가지...

우린 선의 길로 잡아서 내려갔다.

 

운암사 마당에 선 부처님 뒤꼭지가 보인다.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모습인데 최근에 간벌을 했는지 잘 보인다.

시야를 가리던 키 큰 시누대의 흔적이 곳곳에 쌓여있다.

 

한 바퀴 돌아 운암사에 도착했다.

운암사 라는 절은 도선국사가 지어 16세기까지 사세를 떨치다가 18세기에 폐사되었다고 한다.

그랬는데...

1993년부터 종견스님이 절을 재건하여 현재의 모습으로 가꾸었다고 한다.

 

 

간혹 이곳을 지나노라면 절은 보이지 않고 멀리서도 노란 옷을 입은 거대한 부처님의 모습만

눈에 띄었다.(좌대 10미터 포함하여 높이가 40미터가 되는 약사여래입상. 황동만 75톤이 들었다고....)

산세에 비해 너무 크고, 너무 웅장한 모습의 부처님이라

거부감이 일었는데

봄이니까,.....오늘은 그 마당에 앉아 한가로이 이야기도 나누고

이렇게 사진도 찍고,

봄볕을 쬐기도 한다.

 

 

 

 

 

 

동백은 일 년에 세 번 핀다는 말이 있다.

나무에서 한 번,

땅에 떨어져서 한 번,

그리고 여인의 가슴에서 한 번.

나무에 있을 때도, 떨어져서 땅 위에 있을 때도 그 모습 그대로

흐트러지지 않고 고고한 모습이다.

아름다운 동백숲이 군락을 이룬 이곳은 전남 광양시 옥룡면 추산리에 위치해있다.

 

 

 

선운사 동구

서정주

 

 

禪雲寺 고랑으로

禪雲寺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백이 가락에

작년 것만 오히려 남았읍디다.

그것도 목이 쉬여 남았읍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