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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햇빛고을 광양

광양여행-늦가을이 내려앉은 광양 유당공원 그리고 이팝나무

가을이 내려앉은 광양유당공원에 갔습니다.

올 가을엔 주말에 거의 집에만 있느라 가을의 변화를 실감할 날이 며칠 없었습니다.

오랜만에 늦가을의 유당공원에 갔더니....이리도 아름답더군요

혼자 보기 아까워서 이렇게 블러그에 흔적을 남깁니다.

 

 

 

유당공원은 광양읍 5일시장 앞에 있습니다.

인근에는 광양읍버스터미널과 노인복지회관, 읍내 지구대 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 공원 옆에 활쏘던 활터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 자리에 노인복지회관이 들어섰지요.

 

유당공원은 1547년 당시 현감이던 박세후가 조성했다고 합니다.

조선 중종임금때죠.

광양읍성을 축조하면서 바다에서 왜구가 보이는 걸 막기 위해 나무를 심던 것이

지금의 공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풍수지리설로는 광양읍 칠성리에 위치한 당산을 호랑이가 엎드린 형국이고,

읍내리는 학이 노닐던 자리라는 데 남쪽이 웬지 허전하여 연못을 파고

공원을 조성했다고 하지요.

예전에는 이 팔각정이 있던 곳이 공원의 끝이었는데

지금은 5일시장과 접한 부분에 새로이 주차장이 생기면서

팔각정자와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정자가 공원의 한 복판에 위치하게 보이네요.

 

공원에는 400~500년으로 추정되는 팽나무와 느티나무,

그리고 사진에서 보이는 수양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름에도 '버들류'를 써서 유당공원(즉 버들못)이라고 한답니다.

 

 

 

 

느티나무 고목이네요.

우리집은 이 곳과 가까이 있었고,

친구네 집을 가려면 지나가야 하던 곳이어서

이곳에 얽힌 기억도 꽤 됩니다.

올때마다 잊고사는 유년의 기억을 퍼올린 듯

편안하고 반가운 마음이 됩니다.

 

 

 

 

충혼탑이네요.

해마다 현충일이 되면 관공서나 학교 관계자들이 모여 충혼 의식을 거행하던 곳입니다.

지금도 그런 행사를 하는지는....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 유당공원을 아끼고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이것입니다.

이곳에는 천연기념물 제235호로 지정된 이팝나무가 있습니다.

최근에야 이팝나무가 흔해져서 가로수로도 많이 심어져 있습니다만

몇 년 전만해도 보기 귀한 나무였습니다.

1971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고 해도 40년도 더 되었네요.

중간에서 두 가지로 갈라져서 그 조형미가 다른 이팝나무와 다르게 아름답다고 합니다.

또 나이도 400살이 넘었구요.

 

이팝은 '이밥' 즉 하얀 쌀밥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이팝나무는 5월 15일을 전후해서 핍니다.

예전에는 이때가 춘궁기 였습니다.

보릿고개를 넘기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나무에 핀 꽃이 하얀 쌀밥처럼 보였을까요?

알고보면 슬픈 꽃, 이팝 입니다.

잎을 다 떨궈버린 늦가을의 이팝나무는 고고하기만 한데

꽃이 핀 이팝은 어떨까요?

 

-출처: 문화재청 홈페이지_

 

쌀밥처럼 보이시나요?

소담스런 쌀밥이 나무에 붙어있는 모습이지요

황량했던 나무에 쌀밥이 붙으니 따뜻함이 가득입니다.

이 이팝나무를 보고자 저는 종종 봄의 유당공원을 찾습니다.

제가 즐겨쓰는 아이디는 '이팝나무'

이 나무에서 따온 거지요. ㅎㅎ

 

광양은 거쳐간 현감이나 부사 등의 공적비도 한 쪽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광양시에서 친절하게 한글 설명을 달아

이해가 쉽게 되어 있습니다.

 

팽나무인지 느티나무인지 왜구에게 보이지 않기 위하여

혹은 바람을 막기 위하여 만들었다는 설도 있는 나무들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습니다.

 

이렇게 남쪽, 즉 바다가 보이는 쪽에는 떠 빽빽하게 심어져 있습니다.

'광양읍성'은 예전에 이미 없어졌지만

나무만 남아 세월을 묵묵히 견디고 있습니다.

해가 갈수록 아름다움을 더하는 나무.

인간도 그러하면 얼마나 좋을까...잠시 생각해봅니다.

 

여긴 주차장 가는 길에 새로이 조성된 부분입니다.

소나무를 심었습니다.

운동기구도 있고,

시에서 관리하는 깨끗한 화장실도 한 쪽에 있습니다.

 

그리 넓지도 않고 광양사람이 아니고서는 일부러 찾을만큼

알려진 곳도 아니어서 사람의 흔적이 많진 않지만,

알고보면 아름다운 곳,

이곳은 2014년 11월 27일의 광양유당공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