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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율포앞바다를 기록하다

자전거로 떠나는 율포앞바다 여행~~

전년도에 함께 운동하던 선생님들이 하나 둘 떠나고, 올해는 정말이지 같이 운동할 사람이 없네요. 궁여지책으로 혼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보니 자전거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새학기 들어 처음으로 자전거를 타고 율포앞바다를 돕니다. 자전거를 잘 타는 것도 아니고 어렸을때 시골 살다보니 어찌어찌 배운 것이 전부인데 이렇게 용감하게 들로 나갔습니다.

 

 

 

 

벌써 이리 어두워져 버렸네요.

정월 보름을 앞두고 하늘에는 달이 떠 있어요.

 

부지런한 농부들이 사는 회천의 들녘은 새 봄의 설레임이 가득합니다.

파란 싹이 보리인 줄 아셨다고요?

아니랍니다.

이건 작년 겨울에 수확하고 남겨둔 쪽파지요.

작년 김장철에 팔고 남은 것들은 키가 너무 커지다보니 끝부분부터 노랗게 되더라고요.

윗부분을 베어버리고 비닐하우스를 씌워두면 설 무렵에 맞춰 시장에 내놓을 수 있고요.

여기 이 밭처럼 노지에 그냥 두면 새로 순이 나고 또 이렇게 파랗게 상품성 있는 파가 된다네요.

놀라운 생명의 신비를 여기서 또 발견하게 됩니다.

 

 

 

이렇게 비닐을 씌워둔 것은 하지감자 심은 거랍니다.

그 유명한 "회천감자"를 심어둔 거지요.

이곳은 흙이 검은 걸 보니 논감자이고요.

흙이 황토색인 곳이 황토 밭감자, 맛좋은 보성회천감자가 되는 거라네요.

이때쯤이면 바람결에 딸려오는 농촌의 향기가 곳곳에 진동을 합니다.

알이 튼실하고 맛좋은 감자를 위한 거라니 맛좋은 회천감자 먹으려면 감수해야겠지요.

지금 심으면 6월 하순쯤이면 감자를 수확할 수 있지요.

 

 

개천에 웬 책상과 의자일까?

갈대를 베어내고 사람이 걸을 수 있는 흔적을 남겨둔 걸 보면

일부러 한 것 같은데...왜?

 

 

이유를 알았습니다.

작년 요맘때 쯤 일명 '시라시'-일본말의 잔재라 하니 쓰지 말아야겠지요? 근데 이곳에선 그렇게 부르네요-

라고 하는 장어새끼를 잡는 걸 블러그에 쓴 적이 있는데...

벌써 일 년이 지나 다시 그 계절이 된 겁니다.

이렇게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시절,

바닷물이 흘러들어올 때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실처럼 가늘고 작은 장어치어들을 뜰채로 건져서

양식장에 마리당 일정액을 받고 파는 거랍니다.

고생은 되겠지만 그게 또 꽤 짭잘한 수입을 올리는 지

부지런한 회천 사람들은 밤으로는 이렇게 모입니다.

 

 

순식간에 이리 어두워져 버렸고, '시라시'를 잡는 사람들도 이리 많아져 버렸습니다.

낮에는 파밭에서, 감자밭에서

밤에는 바다로, 또 이렇게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개천에서 시라시를 건지는

여기는 부지런한 회천 사람들이 사는 곳이랍니다.

 

봄바람 맞으며 떠난 나의 한 시간 동안의 짧은 자전거 여행은

이렇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