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아이들과 무주덕유산리조트 스키장에 다녀왔습니다.
세월호 이후 수학여행의 전면적인 금지로
1학기에 계획되었던 수학여행과 합친 금액으로
2박3일로 다녀왔습니다.
전남과 광주의 스키캠프를 담당하는 팀장님 말에 따르면
최근 십 년동안 12월에 이렇게 추웠던 적은 처음이라고 하는....
아주 아주 추운 날에 이루어졌습니다.
전광판 현재 기온 영하 13도
우리 아이들은 작년에 1박2일 스키캠프를 다녀와서
기본은 한다는군요.
로보캅 같은 스키부츠도 나름 능숙하게 신고
스키장비도 대강은 알고 있지만
문제는 살을 에이는 추위와의 싸움.
더구나 우리 아이들은 겨울에도 거의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
따뜻한 곳에 사는 아이들....
고학년들이야 작년의 경험을 거울삼아
중무장을 하고 왔지만
스캐캠프에 처음 참가하는 우리 1학년 꼬마들은
모자 안 가지고 온 아이,
워머 없는 아이
스키복 안을 부실하게 입은 아이 등이 여럿이었지요.
아이들은 스키라도 배우는데
강습에 끼지도 못한 채 옆에 서서
아이들 도와주고 있는 선생님들은
밀려오는 추위에 몸이 꽁꽁 얼어버렸습니다.
팀장님이 주신 일일 곤도라 권을 들고
설천봉에 올랐습니다.
그곳에 가면 핫초코나 커피 등의 따끈한 차가 있거든요.
그런데요......
곤도라에서 내리니 이런 모습이네요.
애초 아이젠도 없고,
늦은 시간이라
향적봉 오를 계획은 세우지도 않았는데
안개 자욱한 이 모습을 보니 두려움이 생깁니다.
바닥을 고르는 제설차만 분주하게 오갑니다.
곤도라 타고 몇 번 와 봤지만
오늘 같은 날은 처음이네요.
눈이 많이 내리려나 봅니다.
아니나다를까 이튿날은
눈내린 향적봉 설경을 보고자
멀리서 찾아온 수많은 등산객들이 발길을 돌려야했습니다.
왜냐구요?
엄청난 추위에 하루종일 곤도라가 고장이 나 버렸다네요.
ㅠㅠ
차 한 잔을 마시기 위하여 여기까지 왔거만
찻집도 마감이 끝났다네요.
멀건 오뎅 국물 한 그릇씩 마시면서
창 밖을 보니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이라는 주목에도
눈꽃이 가득입니다.
간밤에 눈은 더 많이 내렸고,
기온은 영하 11도입니다.
스키와의 싸움이 아니라 추위와의 싸움으로 우리 아이들 많이 힘들어하였지요.
1~2학년 아이들은 이미 기권입니다.
춥다는 이유로 담임만 졸졸 따라 다닙니다.
그나마 좀 큰 아이들은 어제에 이어 스키강습이 이어지고
고학년 아이들은 연습용 리프트를 타러 갔습니다.
바람은 가르며 설원을 질주하는 그 맛에 익숙해지다보면
힘겨운 추위와의 싸움도 금방 잊혀지겠지요?
시골 아이들이 가장 접하기 어려운 것 중 하나인 스키
어렸을 때의 이런 작은 경험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문화의 간극을 좁혀주리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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