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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율포앞바다를 기록하다

가을이 익어가는 소리, 모과가 주렁주렁~~

아름다운 우리 학교에 모과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그림이 따로 없습니다.

약도 치지 않고 별다른 조치를 취해준 것도 아닌데

결정적으로 모과가 자라기에 썩 좋은 환경도 아닌데

크고 탐스러운 모과가 이렇게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

는 말은 심히 부당한 말입니다.

껍질부터 알맹이까지 버릴 데 하나 없이 먹을 수 있는데다

그 향이나 약효는 어느 과일 못지 않은데 말이지요.

 

  호박을 무지하게 좋아하는 저는 못생긴 사람을 이를 때

'호박'이라고 하는 것도 심히 부적절한 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호박잎은 쌈으로, 애호박은 전이나 나물로,

늙은 호박은 호박죽이나 말려서 떡으로,

거기다 호박씨는 군것질용으로

영양 만점에다 맛좋은 요리재료가 되는 호박...

어디 한 군데 버릴 데 없는 속이 꽉 찬 호박 아니겠습니까?

저는 호박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 데 말이지요.

 

 

무거워 바람이 불면 하나씩 떨어져서 깨지는 중입니다.

얼른 따서 차를 담아버리고 싶은데

서리를 맞아야 맛좋은 모과가 된다네요.

아직 서리가 내리지 않은 이곳 남쪽 지방엔

며칠 더 두고 봐야 할 모양입니다.

 

 

 

 

가을 햇살 아래 노릇노릇 잘 익어가는 모과...

짧아서 아쉬운 가을도

이렇게 익어가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