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유치원에는 14명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만 3세, 4세, 5세 아이들이 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혼합반입니다. 만 3세 아이들은 완전 아가들입니다. 그런데도 할 건 다합니다.
오늘은 수업공개를 한다고 하여 참관을 갔습니다.
오늘 수업의 주제는 '초충도 그리기'입니다.
신사임당의 그림을 구경합니다.
식물과 곤충이 어우러진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학교 화단에서 찍은 사진 중 맘에 드는 사진을 몇 장 골라와서
잘라 붙인 후 꾸미기 활동에 들어갑니다.
수업에 임하는 모습이 제법 진지합니다.
어제가 오늘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어른들 세계에서는 느끼기 힘든 점 하나,
1학기 수업공개에 비해 엄청 차분해 졌다는 겁니다.
1학기 때는 수업 하다가 춤추는 녀석, 서로 예슬이와 짝꿍하겠다고 싸우는 녀석도 있었는데 오늘은 의젓하게 수업에 집중합니다.
6개월이 채 안되는 기간에 성장한 모습이 눈에 보여 신기하기만 합니다.
7살 태희는 맏언니답게 그림도 쓱쓱 잘 그립니다.
아이들 그림의 특징 중 하나, 햇님은 꼭 그립니다.
햇님도 있고 구름도 있고....재미있는 그림입니다.
분단별로 특징이 있습니다.
분단별로 거의 대부분 똑같은 사진을 골라왔습니다.
옆 친구가 나비를 그리면 따라 그리고, 개미를 그리면 또 개미를 그립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더구나 3살 차이가 나는 아이들의 혼합반이니 이해해야겠지요?
드디어 완성되었습니다.
멋지지요?
어른의 시각으로 보면 별 거 아니게 보이지만 이야기를 시켜보면 다
장편동화 한 편씩을 숨겨둔 그림들입니다. ㅎㅎ
예전에는 유치원 선생님이나 보건선생님들이 여타의 초등 선생님들에 비해 좀 한가한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아닙니다. 유치원은 돌봄의 기능이 강화되고 사설 어린이집과 경쟁하게 되면서 학교 안에서 가장 늦게까지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곳이 되었습니다. 방학중에도 쉴수없는 것은 물론이고요. 아이들이 많았던 옛날, 그리고 유치원이 귀해서 병설유치원이 인기있었던 예전에 비해 공립학교 병설유치원은 경쟁력을 많이 잃었습니다. 사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까지 누리과정 적용으로 무상으로 보육과 교육이 가능해지면서 시설이 열악하고, 학교 형편에 따라 퇴교 시간이 들쭉날쭉하는 병설유치원은 경쟁력이 낮아졌습니다. 그래서 원아모집 기간이 되면 가가호호 방문하여 원아모집을 해야 하는 형편입니다. 대도시야 대상 어린이들이 많으니 별 문제없겠지만, 이런 시골에서는 한정된 인원을 이리 저리 나눠 운영하다보니 어려운 점이 한 두가지가 많습니다.
보건교사 역시 수질검사, 아이들의 정서행동검사, 비만아동 관리 등의 기능이 추가되면서 바쁜 선생님 중의 한 분이 되었습니다. 해도 해도 지나치지 않은 '안전'의 강화로 보건교사의 역할과 중요성이 더 커지기도 했고요.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탁구공'같은 귀염둥이 유치원 아이들의 수업을 보면서 잠시 삼천포로 빠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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