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태어난 지 한 달 된 아기를 보고 왔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아기라
어찌나 귀여운지 한참이나 안다가 왔습니다.
사람 손을 탔는지
약간의 흔들림이 있고,
무릎의 온기가 전해져야
잠을 쿨쿨 잘 자는 아기라네요.
나는 이 아기에게 할머니라고 불리게 됩니다.
물론 친손녀는 아니고
이 아이의 엄마가 나를 숙모라고 부르니
나는 숙모할머니가 되겠지요.
아기는 저를 대상으로 사진을 찍든지 말든지
손을 오무렸다 폈다.
발바닥을 간질이기도 하는 숙모할머니도 의식도 못한 채
눈도 안뜨고 칭얼대지도 않고 떡잠을 잡니다.
이 아기는 지네 엄마가 나이 마흔 다섯에 낳은 아기입니다.
많이 늦어버린 탓에 남들은 늦둥이인 줄 알겠지만,
결혼이 늦어버린 엄마가 첫째와 28개월 터울로 낳은
둘째 아이일 뿐이랍니다.
마흔 다섯,,,
제가 지나봐서 아는데요.
그 나이에 어떻게 아이를 낳을 수 있는지,.....
인간승리도 모자라고 신화창조 정도로
위대해 보이는 일입니다.
드물게 쉰둥이도 있다고 하지만
자연임신으로 마흔다섯에 아이를 낳고 기르는 건
어쨌건 흔지않은 일 중의 하나입니다.
그 장한 일을 해 낸 조카가 참 대단해보입니다.
아낌없이 박수를 쳐 주고 싶습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
생명을 잉태하고 낳아 기르는 일이겠지요.
아낌없이 내어주고, 사랑해주어야
오로지 하나의 인격체로 자라는
그 숭고한 사명의 길
-이렇게 말하니 부끄럽네요.
저는 셋을 낳아 울며 불며 길렀지만
그때는 뭣도 모르고
남들 그리 하니 나는 못하랴 하는 심정으로
길러버렸네요. 부끄럽게도. ㅠㅠ
오랜만에 아기보니
반갑고,
설레이고
위대한 일을 한 조카에게
아낌없는 축하를 보내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윤준아!!
세상에 태어난 걸 축하한다.
건강하고 지혜로운 아이로 무럭무럭 자라거라!"
부디 이 아이가 지나는 길이
허방보다는 장미꽃밭이 더 많기를,
이 아이가 사는 세상은 지금보다는 더 아름답기를
사람사는 세상이 되기를
축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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