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찾다가 옛날 사진 한 장을 발견하였습니다.
그 시절이 까마득하게 오래 전 인듯도 하고,
바로 어제인 듯 선명하기도 하여
한참을 정신없이 들여다 보았지요.
그러다가 눈물이 핑~
참 힘든 시간이었는데,
이제와 생각하니,
더없이 행복한 시절이었네요.
도서벽지 순환 근무에 걸려
섬에서 근무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년만 살고 나와야지 했던 것이,
2년이 되고, 3년이 되어, 만기를 채우고 나왔지요.
1년 살고 나니, 아이들이 햇볕에 바람에 쑥쑥 커 가는 걸
버리고 오는게 아까웠었고,
2년을 살고 나니, 이제 좀 섬생활에 익숙하여 살만해졌는데
도서벽지 점수를 채우지 못하고 오는 게 아까웠지요.
이왕 정붙이고 살아버린 것,
좋은 교장선생님 만나, 3년을 채우고 나왔지요.
이제 막 초등학교 3학년, 1학년, 그리고 다섯 살이 되는
아이 셋을 데리고
혼자 간 섬에서 용감하게 살고 나온거지요.
이 사진은
내 두 딸과 똑같은 학년의 아들 둘을 키우기에
친언니처럼 믿고 의지하던 야생화언니랑
순천 근교 수제비집에서 찍은 사진이고요.
세 아이 뒤꽁무니 따라 다니느라
어떻게 세월이 가는지도 모르게
바쁘던 한 시절,
어서 빨리 아이들이 자라버렸으면....
그러고나면 좀 편하고, 자유롭게 놀아야지 했는데.....
아이들은 모두 자라 떠나버리고
부부만 달랑 남은 오늘!
아이들 웃음소리,
어른의 호통소리로 분주하던 한 시절이
못견디게 그립습니다.
지나놓고 봐야 소중함을 아는 것,
인간의 어리석음을 또 한 번 느낍니다.
'일상의 풍경 > 일상의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숙 한마리가 남긴 반성문 (0) | 2014.08.05 |
---|---|
건강하고 지혜로운 아이로 무럭무럭 자라렴! (0) | 2014.08.05 |
와우, 신문에 글이 실렸어요. (0) | 2014.07.16 |
우리 사회의 민낯, 다문화교육에 대해 생각하다(장한업교수의 강의를 듣고) (0) | 2014.07.09 |
그리운 이름, 외서초등학교에서 (0) | 2014.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