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나라, 인도를 다녀와서
양선희
◈ 여행 기간 : 2007년 8월 16일(목)∼8월 24일(금), 7박 9일
◈ 여행 장소 : 인도의 델리→바라나시→카주라호→아그라→자이푸르→델리
인도에 다녀왔다. 아시아에 속하는 나라지만, 나라라기보다는 하나의 거대한 대륙같은 넓은 면적을 지닌 나라, 인구 10억이 넘는 거대한 인도를 다녀왔다. 남한의 33배에 달하는 면적에 22배의 인구를 가진 나라, 사용되고 있는 언어만도 300개가 넘는 곳, 일찍이 신라고승 혜초를 비롯하여 많은 고승이 구법의 길을 찾아 나선 인도, 삶과 죽음, 원시와 현대, 히말라야의 설산과 열대사막이 공존하는 그 인도를 말이다. 누구는 알 수 없는 나라라고도 하고, 누구는 신비의 나라라고도 해서 우리 일반인들에게는 더 궁금증을 유발하는 그 인도를 말이다.
인도를 다녀온 사람들은 흔히 두 부류로 나뉜다고 한다. 너무나 좋아서 여행자에게 한 번은 꼭 가보라고 말해주는 사람과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기억하는 사람, 이렇게 말이다. 또 누구는 인도여행 당시에는 얼른 그곳을 벗어나고 싶었는데, 3개월쯤이 지나면 다시 또 그리움으로 인도를 회상하게 된다고 말이다. 이렇듯 일반인의 눈에도 극명하게 평가가 엇갈리는 땅 인도를 드디어 우리도 가게 되었다.
여행은 늘 설레임을 동반한다. 그것이 짧은 하루의 일정이든, 몇 년에 걸친 일정이든 일상을 떠나 낯선 곳을 둘러보고 느낀다면 그것이 바로 여행이 주는 참 묘미 아니겠는가? 자, 떠나볼 일이다. 추~울~발!!!
인천공항, 그리고 델리 도착(제1일: 8월 16일)
아침 7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며칠 전부터 가방을 싼다고 쌌지만 마음이 불안하다. 아직은 손길이 많이 필요한 아이들을 떼놓고 주부인 일행 다섯이 열흘 가까이나 집을 비운다는 게 모두들 불안한 눈치다. 여러 번 만나 장티푸스 주사도 맞고 말라리아 약도 먹고, 기초적인 회화 공부도 하고,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했다는 선배 선생님들의 후일담도 듣고 나름대로 치밀하게 준비한다고 했지만 아직은 여행이 주는 설레임보다는 낯선 곳에서 우리 여자 다섯이서 잘 살아올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얼굴에 드리워져 있다.
오후 7시 40분, 정시에 비행기는 날아올랐다.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는 비교적 한산했다. 몇 명의 인도인들이 우리가 탄 이코노미 석에 몰려있고, 사업가로 보이는 한국 사람들 다수가 비즈니스석에 앉아 가는 걸 빼고는 자리가 많이 비어있다.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인도인들이 뒷자리로 몰린다. 왜 그런가 하였더니 너도나도 3명이 앉게 되어있는 가운데 칸의 좌석을 하나씩 차지하고는 눈을 붙인다. 빈 자리는 우리들 쪽에서 훨씬 가까웠는데도 무지했던 우리들은 한 자리도 차지하지 못하고 앞에도 뒤에도 편한 자세로 누워서 잠을 청하는 인도인들이 대부분이다.
무려 7시간 20분만에 우리는 인도 델리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한국시각으로는 17일 새벽 3시 10분, 현지시각으로는 오후 11시 20분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보다 3시간 30분이 늦다고 하니, 오늘만큼은 24시간이 아니라 27시간 30분을 사는 셈이다.
잠 때를 넘겨도 한참 넘긴 탓인지 모두의 눈에는 잠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델리 현재기온이 31도라고 한다. ‘훅’ 코끝을 자극하는 낯선 냄새, 아~~드디어 인도 도착이다. 우리의 인천 공항과는 비교도 안되게 협소한 면적, 한 쪽이 공사를 하는 중이어서 빗물 흘러내린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벽과 낮은 천장, 우리 나라 시골 정거장보다 열악한 화장실시설하며, 조악한 색깔로 인쇄된 커피 판매점의 간판 등이 우리가 낯선 곳으로 왔다는 실감이 들게 한다.
9일동안 우리와 함께 할 가이드는 31살의 젊은 남자였다. 자신을 ‘씽’이라고 소개하는 이 남자는 전형적인 인도인의 모습이다. 검은 피부에 너무나 작은 머리, 검은 속눈썹이 인상적이다. 바라나시 출신이라선지 이름도 ‘바라나시 씽’이란다. ‘씽’은 ‘사자’를 뜻하는 말로, 인도에 엄청나게 많은 이름 중의 하나란다. 주황색의 꽃 목걸이를 하나씩 걸어준다. THE GRAND NEW DERHI. 하루 27시간 반의 긴 하루가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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