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회천이 감자로만 유명한 줄 알다가
율포해수욕장이 있어서 관광지로만 알다가
근무하는 4개월 동안 쪽파나 키조개, 녹차밭 자랑만 하다가
뒤늦게 소리의 본고장이기도 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합니다.
아이들 체험학습 따라갈 때만 해도
"정응민 예적비?"
그 분이 누구지?
단순한 생각이 전부였습니다.
정응민 예적비와 득음정을 둘러보고
블러깅을 위해 여기 저기 자료를 찾으면서
그분의 위대함을 느끼면 느낄수록 부끄러움이 앞섭니다.
그러나 뭐 괜찮습니다.
이곳 회천에 오지 않았더라면 저는 영영 몰랐을테니까요.
이제라도 알게 된 행운에 감사하게 됩니다.
오늘은 그 소리꾼들의 발자취가 현재에도 남아있는 '득음정'으로 향합니다.
득음정은 보성군 회천면 영천마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정응민 예적비에서 5분 여 더 가면 나옵니다.
주차를 하고 들어가는 오른편에 된장 공장이 있는데
그 집 마당에 비파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노랗게 익은 나무에 매달린 저것이 비파랍니다.
호기심 강한 우리는 저마다 맛을 보았습니다.
살구처럼 보이지만 단맛이 강합니다.
신기하여 한 컷~~
된장 공장에는 항아리가 가득.
6월의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장독 속의 장들이, 된장이 숙성되고 있겠지요?
득음정에 오르려면
차에서 내려 800m를 걸어가야 합니다.
인적 드문 술길을 걷습니다.
불과 800미터 밖에 되지 않지만
계곡을 끼고 걸어선지
울창한 숲 속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정검다리를 건너면 이렇게 멀리 득음정이 보입니다.
득음정 옆에는 이런 작은 폭포가 있습니다.
작지만 물소리는 우렁찹니다.
이 폭포소리를 뚫고, 목구멍에서 피가 날 정도의 경지에 이르러야
"득음"했다고 했겠지요.
정응민 선생이 후학을 기를 때 그 후학들이 이곳에서 공부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여름이면 종종 전국의 소리꾼들이 찾는다고 하는데.....
정자 마룻장 한 쪽이 껴져 있습니다.
명창은 가고
정자도 스러지고,
그래도 선생의 사사를 받은 많은 명창들이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니
그나마의 위안이 된다고 할 수 있을까요?
폭포소리,
계곡의 맑은 물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대숲소리가 어우러져
한낮의 열기는 저만치 숨어버린
여기는 보성 회천면 득음정입니다.
'일상의 풍경 > 율포앞바다를 기록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 바다가 보인다!! (0) | 2014.07.14 |
---|---|
낭만이 살아 숨쉬는 율포의 밤이여~~ (0) | 2014.06.30 |
<보성여행> 보성소리의 살아있는 신화, 송계 정응민 예적비를 찾아서 (0) | 2014.06.26 |
사람냄새 나는 그 곳, 보성향토시장 (0) | 2014.06.23 |
<보성여행> 6월의 보성녹차밭은 이렇습니다. (0) | 2014.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