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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율포앞바다를 기록하다

지역문화의 전당 보성군립 백민미술관

며칠 전 백민미술관을 다녀왔습니다.

새로 발령받아 보성에 머문지 이제 겨우 3개월 여

오랫동안 광양과 순천에만 근무해서 인지

보성에 와서 놀라는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중 한가지가 참 조용한 곳입니다.

인구수 4만 6천여명(2014년 1월 기준)

광양인구가 15만, 순천인구가 29만

거기다 대면 참 작은 곳입니다.

초등학교는 18개 뿐이고

가장 큰 학교라고 해도 30학급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작은 군에 미술관이 두 개나 있습니다.

이번에 간 백민미술관은 지난번 우종 미술관에 이어

나머지 한 곳입니다.

 

 

 

백민미술관은 보성군 문덕면에 있습니다.

우리 학교에서 가려면 복내면을 지나야 하고

복내면 입구는 이런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입니다.

긴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은 담양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복내면에도 있었네요.

눈부신 초록이 햇살에 반짝이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백민미술관은 보성출신 서양화가 조규일 선생님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박물관입니다.

1층에는 조규일님의 작품을 전시하는 백민관과

제정러시아 시대의 성화를 비롯하여

중국, 일본, 프랑스 작가들의 작품이 있는

국제관으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저는 국제관은 패스...ㅋㅋ

조규일 즉, 백민선생의 작품을 먼저 보겠습니다.

미술 전문가이신 연두페페님, 작품 어떤지 보아주세요.

 

 

 

 

 

 

 

 

저는 그림을 잘 모릅니다.

초등학교 교사는 전 과목을 가르치지요.

지금처럼 교과전담교사가 많지 않았던 시절,

전 과목 중 제가 지도하기 가장 어려웠던 과목이 미술이었습니다.

미술 시간이 되면 괜히 아이들에게

죄를 많이 짓고 있다는 자책이 들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미술은 전문적인 영역인데

저는 미술을 체계적으로 배워본 적도 없고

고등학교 때는 음악 선생님이 미술을 가르쳤던

작은 시골 학교를 나왔거든요. ㅠㅠ

 

미술에 문외한인 제가 요새 눈호강을 제대로 합니다.

백민관에 전시된 그림은 인물-특히 여자를 화면의 중앙에 배치하였고,

인물의 의상이나 색깔이 화려하다는 점,

원색을 많이 쓰고,

보라색을 즐겨 사용한 점.

그리고 그림 속에 꽃이 아주 많이 등장하는 점-그 중에서도 연꽃-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제 맘에 드는 점은 원색의 화려함이 좋았고,

또 여인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밝고 환해서 맘에 들었습니다.

 

2층은 오지호, 오승우, 허백련, 소재형 등의 작품과

일제 강점기 보성에 잠시 은거하였던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병풍-아뿔사, 사진으로 남기지를 못했네요.-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자연채광을 이용하여 마치 살아있는 풍경을 보는 듯한

생생한 갤러리라고 합니다.

 

 

 

 

 

 

 

 

 

우리 학교 유치원 꼬맹이들의 노란 줄무늬 티셔츠가

참 귀엽네요. ㅎㅎ

 

햇살 환한 유치원들의 백민미술관 체험학습!

미술관을  지나다니기만 하였지

들어가서 구경한 건 처음이었습니다.

해마다 봄이 되면 대원사 벚꽃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뽑힐 정도로

아름다운 길이고,

그 길 가운데 위치한 백민미술관은

퇴근 후 들르는 주차장으로만 이용하였었는데

오늘에야 비로소 문화인이 된 기분입니다.

 

"보성에는 백민미술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