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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율포앞바다를 기록하다

소나무와 향나무 이발하던 날!

 

 

이 학교로 발령받아 와서

현관 한가운데 우람하게 버티고 선

향나무와 소나무가 딱 봐도 예사롭게 보이지가 않아

지난 2월 28일 찍은 사진입니다.

 

 

 

오늘 나무를 보는 전문 업자가 와서

향나무부터 이발을 합니다.

적어도 4년 정도는 이발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큰 나무에는 나무 정령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여

되도록이면 나무를 잘라버리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향나무는 요새 지탄의 대상이라는군요.

저 우람한 나뭇가지 사이사이에 병균을 숨겨둔다는군요.

그 병균 덩어리들은 바람에 날려 과수나무에 치명적인 병균을 퍼뜨려

과실을 떨어뜨린다네요.

주변에 사과나무나 배나무 등의 과수나무를 심는 사람이 있어서

항의하면 베어버릴 수 밖에 없는 나무라네요.

 

근 4년만에 이발을 끝낸 향나무는 이렇게 산뜻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역시 돈을 들이니 좋긴 좋네요. ㅎㅎ

 

다음은 소나무입니다.

지난번에 이야기했지요?

이 소나무 무려 5억 짜리라고...

 

한 쪽 면이 향나무와 붙어 있어선지 한쪽에만 검은 병이 왔었는데

싹둑 잘라내고 시원하게 이발을 하였습니다.

소나무 가지를 쳐내고 가지치기를 하여 바람도, 햇볕도 잘 통하게 되었습니다.

 

 

소나무와 향나무가 함께 있는 모습입니다.

이발해 놓고 보니 인물이 훤하지요?

조금만 빗겨갔더라면 좋을텐데, 아쉽게도 현관 한가운데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필경 나무가 먼저 자리를 잡았을 터이고,

건물을 조금만 빗겨짓던가,

아님 소나무가 한쪽에 자리하든가 했으면 더 좋았을것을...

이렇게 현관 한가운데에 위치한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사람들은 소나무가 있는 현관에는 차가 들어올 수 없기에

뒷문을 현관처럼 사용하고,

그러다보니 학교의 위상, 요샛말로 '뽀대'가 좀 안납니다.

 

그래도 350년 된 소나무를 매일 볼 수 있는 행운은

아무나 가지는 것이 아니기에

저는 오늘도 행복하게 소나무바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