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씩 만나는 대학친구들과의 모임이 지난 주말에 있었다.
내 대학친구는 넷이다.
전남에 고르게 흩어져 산다.
광주와 목포, 그리고 보성과 순천.
완벽하게 트라이앵글을 이루고 있다.
이번 모임의 장소는 순천이었다.
순천만정원을 갈까? 광양 백운산둘레길을 갈까 고민하다
그늘이 좀 더 많은 백운산둘레길로 정했다.
백운산둘레길은 엄밀히 하면서 포스코 광양제철소 땅이다.
수련원도 있고, 여름이면 가족단위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물놀이장도 있다.
최근에는 둘레길도 만들었는데. 이 둘레길이 풍광이 아름다우면서도,
2시간 정도 걸리는 가벼운 산책길이라 인근 시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지역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행하는 기업의 이런 일들이 고맙기만 하다.
둘레길에는 유난히 애기단풍이 눈에 자주 띈다.
단풍이 곱게 물드는 가을에 와도 참 아름답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 왼쪽으로 편백나무 숲이 보인다.
광양을 고향으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백운산을 처음으로 등산해 본 것은 고등학교 2학년때였다.
그때 당시에 총각이셨던 담임선생님의 주관 아래 우리반 전체 학생들과 함께 한 등산이었다.
지금처럼 등산화가, 등산복이 갖춰질 때가 아니어서
그때의 사진을 보면 우습기만 하다.
당시 유행하던 얼굴 반을 덮던 잠자리 안경에,
청바지를 입고선 모습은
추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촌스런 모습. ㅎㅎ
그때는 지금의 백운산 수련원 자리에 작은 오두막이 있었고,
그 오두막을 지키는 분은 백운산의 주인,
하얀 수염을 멋지게 기른 할아버지셨다.
당시의 우리들에게 어른되어 지나갈 때 무덤 하나 있으면
할아버지거니 생각하고, 소주나 한 잔 부어달라는 말씀을 하셨다.
간혹 백운산 자락에 오면 그 말씀이 생각나곤 하는데 한번도
무덤을 본 적은 없다.
이런 귀신씨나락 까먹던 시절의 이야기를 기억하는 걸 보면,
나도 나이먹었나 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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