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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율포앞바다를 기록하다

감자꽃 피는 날

내가 사는 보성 회천은 이런 곳입니다.

뒤로는 꼭 가봐야 할 관광지를 뽑는다면 수위를 다투는 보성녹차밭이 있지요.

앞에는 율포해수욕장과 해수탕으로 유명한 보성 다빈치 콘도가 있지요.

이곳의 특산물이라고 하면 

땅에서 나는 것으로는 회천 감사와 쪽파의 집산지고요.

바다에서 나는 것으로는 키조개와 바지락, 낙지 등이 있겠네요.

 

감자는 흔히 강원도에서나 생산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겠습니다만

이곳 회천의 감자도 상당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해풍을 맞고 자란 '수미감자'는 호남 최고의 감자산지임을 자랑하지요.

회천은 일년을 주기로 3모작을 합니다.

겨울이면 쪽파를 심고, 쪽파를 수확하고 나면 감자를 심고,

5월말 무렵부터 감자를 수확하고 난 자리에는 옥수수를 심습니다.

바다를 끼고 있어 틈틈이 바닷일도 하고,

주변이 관광지다 보니 민박과 펜션, 횟집 등 상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농한기라는 것이 따로 없어 일년 열두 달 바쁘게 움직입니다.

당연하게 경제소득도 여타의 농촌보다는 높은 곳이라고 합니다.

 

하여 자원봉사 형식으로 진행되는 학부모회나, 학부모 독서도우미 구성,

유치원 하모니 등의 인력을 구하기도 어려워서

학교 운영에 힘든 점도 있습니다.

 

 

 

 

 

 

오늘의 회천은 감자밭이 점령했습니다.

온통 푸르릅니다.

다른 농촌이야 이제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는 논을 갈고

모내기를 할 논에 물을 대고

그럴 때인데,

벌써 한 해 농사의 반을 지어버린 이곳에는

노는 땅이 별로 없습니다.

 

이제 스무 날 정도를 지나면 감자를 캐기 시작한답니다.

감자 중에서는 수미감자가 단연 최고지요.

맛이 좋은 대신 수확량이 다른 감자에 비해 많지는 않다는군요.

논감자보다는 물기를 덜 머금은 밭감자가 맛있고요.

회천감자가 유명해지면서 면적을 늘려 재배하는 바람에

점차 논감자도 늘어나고 있다네요.

 

표면이 까끌거리면서도 쩍쩍 벌어지는 수미감자를

삶아 먹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침이 고입니다.

수미감자 먹는 날, 다시 글 올리도록 합지요.

 

덩치에 비해 너무나 수수한 꽃, 감자꽃을 보면서

비내리는 오전을 차분하게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