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 풍경/발길이 머무는 곳

<서울여행>오르세 미술관 전을 보다

5월 황금연휴를 맞이하여 오랜만에 서울을 갔습니다.

-따져보니 거의 2년 반 만이네요.

2011년 10월 26일에 서울 다녀오고 이번이네요.-

일없이 서울 나들이를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저에게 서울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입니다.

 

아이 둘이 서울살이를 하는데도

집을 구하고, 계약을 하고, 이사를 하는데도

가 보지 못했네요.

남들은 이런 저를 보고 계모라고 하지요.

아이들이 그러네요.

와 봐서 짐을 나르거나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못되니

다 정리해두면 그때 오라고요. ㅎㅎ

부지런하지 못한 탓에 정리도 잘하고 매사 야무진 딸아이에게

이런 소리나 듣는 .....저는 못난 엄마입니다.

 

딸과 문화생활을 즐겼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는 오르세 미술관 전에 다녀왔습니다.

박물관은 초록이 지천입니다.

초록은 초록인데 색이 제각각입니다.

물감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저 푸르름이 마냥 싱그럽네요.

 

고즈녁하고 한가롭게만 보이지요?

그런데 웬걸요?

 

5월 5일, 어린이날이자 황금연휴이기에

가족 단위, 연인끼리의 관람객이 많네요.

 

 

 

<인상주의, 그 빛을 넘어> 주제로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모네, 고흐, 고갱, 드가, 루소, 르느와르의 회화, 사진, 조각 등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오르세 미술관전이라고 쓰인

배경의 그림이 앙리루소의 <뱀을 부리는 여인>입니다.

아담과 이브가 살던 환상의 세계처럼

원시밀림의 세계를 표현한 듯, 과감한 붓터치가 돋보이지요.

조금은 우울하고, 괴기스러운 분위기?

 

 

 

 

그런데....

박물관은 인산인해입니다.

표를 끊고서도 바로 입장하지 못했습니다.

40분쯤 기다려야 한다는군요.

대기 번호 받아둔 채

자장면과 탕수육으로 요기도 하고, 커피 한 잔까지 한 후

시간 맞춰 갔더니

이번엔 오디오 가이드 빌리는 데

또 한나절입니다.

더 웃기는건 확보해둔 이어폰이 다 나가서

반납이 들어와야 빌려준다는군요.

이래저래 또 30분이 넘게 선 채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래 사진의 줄이 바로 오디오가이드 빌리는 줄입니다.

 

안에는 더 복잡했습니다.

사진을 찍을 수 없기에 작품만 보고 왔는데,

떠밀려서 가야 해서 멈춰서 차분히 작품을 관람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고흐, 쇠라, 르느와르, 앙리 루소, 모네, 드가 등

작품 설명이 있는 24개의 작품만 서둘러 보고 나왔습니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

모네의 <양산 쓴 여인>입니다.

작품 속의 여자는 모네의 두번째 부인이라고 하는군요.

여성스럽고 우아한 드레스가 바람에 날리는 모습과.

연초록 양산이 분홍,  초록, 흰색의 색감으로 어우러져

그림을 잘 모르는 제가 보기에도

아름다움 그 자체로 다가옵니다.

 

 

 

이 그림은 <나룻배와 여인>이네요.

 

 

 

비 온 뒤인지 멀리 남산타워(서울 N타워라고 이름을 바꾸었다죠?)가 보입니다.

가까운 곳으로는 어느 힘있는 사람이 꾸몄는지

골프연습장도 있습니다.

야구놀이하는 아버지와 아들도 보이고,

초록이 지천인 공원도 보이고

서울이 서울로 보이지 않습니다.

 

 

 

박물관 뒤에는 이팝나무 숲길입니다.

마침 이팝이 필 때라서 이런

멋진 사진도 찍을 수 있었습니다.

모델이 멋졌더라면 더 멋진 사진이 되었을터인데

아쉽네요. ㅠㅠ

 

이팝나무는 제 아이디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길가다 꽃 핀 이팝을 보면

반갑습니다.

제 아이디를 아는 지인들도

저를 본 듯

반가워해 줄까요?

 

이팝꽃이 지기 전에

천연기념물 235호로 지정된 

제 고향 광양읍 유당공원에 있는

이팝나무 할아버지를 보러 가야겠네요.

 

아참, 빠뜨릴 뻔 했네요.

미술관전 보고 온 소감이 빠졌어요

 

하나, 우리 나라 미술 인구가 이렇게나 많네요.

미술관을 오랜만에 찾은 저같은 사람은

정말이지 명함도 못 내밀겠네요.

부끄러웠어요.

 

둘, 미술관은 연인과 함께 가는 곳이네요.

쌍쌍이 함께 문화생활을 즐기는 모습이

멋져보였습니다.

부러웠습니다.

 

누구 나랑 같이 미술관 구경 함께 가 주실 분?????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