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만 어린이날 선물을 받을 순 없겠지요.
오후 5시에 아이들이 통학차 두 대를 나눠타고 떠난 후
삼겹살 굽느라 수고한 선생님들만의 파티가 열렸습니다.
우리 학교 '김 맥가이버' 선생님이 자체 제작한 불판입니다.
가스통 두 개를 이어붙였습니다.
아래는 나무를 넣고,
그 열이 위로 올라오는 동안 철을 달구어 고기를 굽게 되어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고구마를 구울 수 있게 길고 둥근 연통이 달려있습니다.
뚜껑을 자세히 보시렵니까?
무엇으로 보이는지요?
그렇습니다.
밥그릇입니다.
밥그릇을 눕혀서 붙이고, 앞에는 손잡이도 달았습니다.
혼자서 설계도 하고, 제작까지 끝냈습니다.
이만하면 '맥가이버'로 불리는 데 이의가 없지요?
학교에서 30분 걸리는 곳에서 통근하시는 그 선생님은
이 무거운 걸 차에 싣고 왔습니다.
연료로 쓸 통나무 대여섯 개와,
김치 두 통(배추김치와 파김치),
직접 기른 표고버섯,
불미나리, 거기다 매운고추와 마늘을 함께 가지고 오셨습니다.
한 사람의 수고로움 덕분에 여러 사람이 행복한 만찬이었네요.
즐거운 자리에 와인 정도는 있어줘야 마땅!
맛난 음식이 있고,
즐거운 이야기가 있고.....
율포앞바다에서의 하루가 이렇게 가고 있습니다.
'제 생애 어느 곳에 이 분 들과의 인연이 숨겨져 있어서
석 달 전만 해도 전혀 모르는 타인이었던 이 분들이
이제는 하루만 보이지 않아도 소식이 궁금한
동료가 되었습니다.
살아가면서 만났고, 또 만나게 될 무수한 인연들과의
하루하루가 소중하기만 한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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