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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율포앞바다를 기록하다

완두콩 구경 하세요

꽃샘추위가 매서운 날,

들판을 지나다보면,

아직 새싹도 돋지 않았고,

사방은 황량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저 혼자 싹을 올리는

갸너리고 갸너린 식물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완두콩 싹입니다.

 

그런데 오늘 들판에서 보니 이렇게 무성하게 자라

꽃이 피었습니다.

 

 

 

꽃 필 때 이쁘지 않은 꽃이 어디 있을까요?

동물도 어릴 때는 귀엽기 짝이 없지요.

맹수의 본능을 가지고 있는 사자와 호랑이도 새끼일때는 그저 귀여운 동물입니다.

병아리나 강아지, 송아지도 ....

 

인간은 어떤가요?

아직은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순박한 유치원 꼬마들을 보노라면

이뻐서 꼭 깨물어 주고 싶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그냥 실실 건들고 싶어집니다.

 

그 단계가 지나면 보송보송한 솜털로

화사하고 깨끗한 피부로,

청바지에 티셔츠만 입어도,

화장하지 않은 맨얼굴이라도

인생의 황금기, 청춘을 맞게 됩니다.

누구는 '질풍노도의 시기'라고도 하고,

누구는 '지랄발광의 시대'라고도 하는

아프지만 빛난 그 자체로 청춘은 아름답습니다.

완두콩은 지금이 청춘입니다.

 

 

 

 

이건 다른 밭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꽃이 진 자리에는 열매가 무성합니다.

그러고서는 꽃잎 진 자리부터 쇠락해갑니다.

 

아무것도 달리지 않았지만,

그래서 완도콩으로서의 이름값은 못하고 있지만

그 자체로 아름다운 청춘기를 지나

 

열매를 맺었으되, 쇠락의 길을 걷는 완두콩을 보면서

인간의 한살이를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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